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0대 명품에다 진시황제가 찾던 불로초로 알려져 있는 고려인삼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건강과 장수를 위한 가장 우수한 약재이자 보조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동양에서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고려인삼의 우수성이 알려져 있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로서 고려인삼의 학명을 Panax ginseng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Panax’는 그리스어로 만병통치를 뜻해 고대 그리스에서도 고려인삼의 약효를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할 것이다.

   
 

‘ginseng’은 ‘인삼(人蔘)’의 중국식 발음표기로서 ‘人’은 고려인삼이 사람의 형태를 닮았고 ‘蔘’이란 완전하다는 의미를 뜻해 고려인삼은 이름의 기원부터 사람에게 맞는 완전한 식물이며 만병에 유용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려인삼은 경기지역에서 생산되는 인삼을 통칭하는 것으로, 예로부터 경기지역 한수이북과 개성이남에서 생산되는 인삼을 최고 품질의 인삼으로 인정해 왔다. 최적의 기후조건에서 재배된 경기도 인삼은 진액 추출 수율이 높아 원료 삼으로서 최고이며, 홍삼 가공 시 내공내백 및 균열이 없어 맑고 투명한 고품질 홍삼 생산에 적합하다. 또한 경기인삼은 인삼의 지표성분인 진세노사이드 함량도 다른 지역 인삼에 비해 높으며 단백질, 아미노산, 핵산, 알칼로이드, 지용성 지방산, 정유, 폴리아세칠렌, 페놀화합물, 파이토스테롤, 테르페노이드, 비타민류와 무기질 등 다양한 유효성분들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주요 연구

이런 천혜의 자연조건과 조상들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고 더욱 우수하고 안전한 경기 명품 인삼 생산을 위해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 2003년부터 품질이 우수한 묘삼을 생산하는 연구부터 수행해 묘삼 생산 및 대체 농자재 개발, GAP 안전인삼 생산 및 주요 병해충 발생생태 구명, 고순도 종자생산체계 구축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가공성이 우수하고 맛과 향이 뛰어난 고품질의 6년근 홍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모양이 좋고 병해충 피해가 없는 양질의 묘삼 생산이 우선돼야 한다. 이에 필요한 우량 묘삼생산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묘삼포 조성 양식 및 묘밭 토양 조성재료에 따른 포장의 공극률, 보습력 등 토양의 물리성과 묘삼의 입모율, 엽면적 등 묘삼의 생육 및 소질을 연구하고 양직묘포의 조성에 적합한 토양개량제를 선발·보급한 바 있다. 현재 양직묘삼 재배에 사용되는 수입 갈잎 등 고갈되는 농자재를 대체함과 동시에 효율적인 우량 묘삼의 생산을 위해 대체약토 개발에 관한 연구도 계속하고 있다.

1년 동안 묘삼을 키워 본밭에 이식해 재배하는 인삼은 묘삼 소질이 6년근의 수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묘삼소질 기준은 근장을 기준으로 갑삼(15㎝ 이상), 을삼(15㎝ 미만)으로 분류되고 있으나 실제 본포에서 인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기존의 분류체계의 기준이 되는 근장이 아니며, 근중과 근두직경 크기가 인삼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침을 규명해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잘못된 현행 우량 묘삼의 선발기준을 새롭게 정리해 농가에 보급했다.
과거 농산물의 품질은 크기나 모양을 비롯한 외형에 의존해 왔으나 근래에는 전 세계적으로 농약이나 중금속 등 유해물질로부터의 청정도가 농산물 품질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특히 인삼은 건강을 위해 사용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물인 만큼 우수농산물관리기준(GAP)에 적합한 인삼 재배법이 매우 중요해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인삼 GAP재배 기술을 연구, 보급 중에 있다.

   
 

특히 인삼은 생육 조건이 까다롭고 본포 이식 후 5년 동안 재배하기 때문에 병해충 예찰이 힘들고 방제에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재배가 힘든 작물이다. 따라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 동안 경기도 내 주요 인삼재배지의 모밭 및 본밭의 미세 기상과 이에 따른 병해충 발생생태를 조사·연구했으며, 2007년 경기도 기후조건에 적합한 인삼 병해충 저투입 안전방제기술을 정립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안전한 6년근 인삼 생산기술을 확립했다.
6년근 인삼의 최대 생산지인 경기도는 내병성과 내적변성이 강하고, 생육속도가 완만해 결주율이 낮고 체형이 우수한 천풍과 생육이 우수하고 개체중량이 높아 수삼상품성이 우수하며,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높은 연풍에 대한 요구가 타 지역보다 높다.

경기인삼의 품질과 수량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농가수입 향상과 경기인삼산업 확대를 목적으로 인삼 고순도 종자를 생산해 보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국내 최초로 첨단기술인 DNA마커 품종판별기술을 이용해 95% 이상의 고순도 우량 인삼 신품종 종자 생산 및 보급체계 확립 시험사업을 시작해 올해 고순도 채종포조성용 300㎏의 종자를 생산했다. 2010년에는 1천300㎏의 종자를 생산해 보급체계를 확립하고 향후 2014년부터는 경기도 내 60% 이상을 지속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신품종 인삼종자가 보급돼 용도별 단일품종 재배로 현재보다 정밀한 포장관리가 가능해지고 따라서 품질과 안전성이 확보된 명품 인삼 생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삼 신품종 종자 보급의 파급효과는 2016년 이후 연간 1천150억 원 내외의 소득 향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향후 연구계획

경기인삼의 세계적 명품화를 위해서는 인삼의 안정적인 생산과 품질 및 안전성 확보가 바탕이 돼야 한다.

현재 6년근 인삼을 위한 예정지의 고갈이 가속화돼 장기적으로 인삼의 안정적 생산이 긍정적이지만은 못하다.
따라서 인삼재배지의 재작연한 단축과 효율적인 예정지 관리기술 확립을 위한 연구를 수행해 재작지의 건전한 토양 조성을 위한 예정지 관리기술 체계를 확립해 고품질 6년근 인삼의 안정적인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유기인삼 생산을 위한 예정지 관리와 모밭 및 본밭 관리에 적용 가능한 유도저항성항진균 미생물 재제 등 다양한 대체농약 개발과 유기인삼 농자재 개발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세계 속에 경기인삼 명품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제2농업연구소 이준원 연구사 인터뷰
   
 

-경기도에서 인삼연구를 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인삼의 대표 브랜드인 6년근 인삼의 최대 생산지 경기도. 과거 대한민국은 6년근 고려인삼으로 국제인삼 시장을 주도했으며, 국내 6년근 인삼의 최대 생산지인 경기도가 바로 고려인삼의 국제 경쟁을 위한 중요한 생산기지임은 분명하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앞으로 경기인삼의 국제적인 명품화와 한국 인삼의 명성 회복을 위해 계속해 노력할 것이다.

-묘삼소질 및 육묘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경기도는 최고의 묘삼 생산지이며, 6년근 인삼의 주산지다.

6년근 인삼은 1년간 육묘한 묘삼을 선별해 본밭에 이식해 재배함으로써 고려인삼 특유의 체형을 갖춘 6년근 인삼을 생산하게 돼 육묘는 매우 중요한 단계다. 육묘단계의 묘삼은 매우 연약해 특별한 준비와 관리가 필요하며 뿌리의 모양과 크기가 일정하고 병해충의 감염이 없는 건전한 묘삼을 육묘하기 위해서는 묘포장의 조성과 기후 변화에 따른 병해충 관리 요령 등 여러 가지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체계적인 고품질 6년근 생산을 위해서는 생산된 묘삼의 소질이 본포 인삼의 생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등 다각적인 연구가 반드시 수행돼야 하기 때문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묘삼소질 및 우량 묘삼 생산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조직적이고 규격화된 묘삼 생산을 위해 공정육묘기술체계 개발 연구를 추진 중에 있다.
-경기도는 왜 6년근 인삼을 고집하는가.
▶우리 조상은 6년근 인삼(홍삼)만을 최고의 약재로 고집했다.
인삼은 지상부가 1년에 한 번 출아하게 되는데 재배인삼의 경우 정상적인 생육을 하게 되면 장엽이 1년에 하나씩 증가해 5년에는 5개, 6년에는 6개가 되고 6개가 되면 더 이상 나이를 먹어도 장엽의 수가 증가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날의 심마니나 과거 우리 조상들은 장엽이 6개인 인삼을 나이가 다 차고 다 여물었다는 의미에서 ‘만(萬)’자를 써 ‘만달’이라 표현했으며, 비로소 인삼을 채굴해 약으로써 귀하게 사용했다. 이것은 다른 작물들을 수확하는 이치와 같은 것으로 곡식은 여물어야 양식이 되고, 과일은 익어야 제 맛을 내는 것처럼 인삼은 6년을 정상적으로 자라야 비로소 인삼의 효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이치다.
경기도는 만달의 6년근 인삼을 재배하기 위한 최적의 기후조건과 토질을 구비하고 있어 옛 개성 삼농인들이 6·25전쟁 이후 경기도에 정착해 인삼 재배의 맥을 이어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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