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은 어떤 사물에 몹시 놀란 사람이 유사한 사물이나 사건만 보아도 겁을 낸다는 의미다. 자라와 솥뚜껑은 겉모습에서 유사한 면이 있기 때문에 자라와 비슷한 솥뚜껑을 보고 자라인 줄 알고 놀란다는 얘기다. 이와 유사한 속담에는 ‘더위 먹은 소 달만 보아도 헐떡인다’ 또는 ‘뜨거운 물에 덴 놈 숭늉 보고도 놀란다’라는 말도 있다.
요즘 이 같은 현상이 우리사회의 일상생활에서 ‘불안장애’로 나타나며 무서운 병처럼 도지고 있다. 불안해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불안해하거나 정도 이상으로 지나치게 불안해 한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장애를 갖고 있는 환자들은 안절부절 못하고, 짜증을 잘 내며 예민할 뿐 아니라 닥치지도 않을 위험을 걱정하고, 최악의 사태만을 상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신체적인 증상으로는 심박동 증가나 소화불량, 설사, 변비, 발한, 근육긴장으로 인한 두통, 불면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지난 IMF 당시의 공포를 채 잊기도 전에 최근 또 다시 우리 사회는 물론 국제사회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많은 국민들이 ‘불안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갑자기 북한의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가 성명을 내고 판문점 적십자 연락대표부를 폐쇄하고 북한 측 대표를 철수시키며 판문점을 경유하는 모든 남북 직통전화 통로를 단절한다는 강경방침을 표명함에 따라 국민들은 또 다른 위기를 예감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중소기업 지원은 적기에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나 금융권에서는 경제위기에서 살아날지 여부가 불분명한 중소기업에게는 문전박대하고 있어 기업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대통령이 나서도, 정부가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종합대책도 국민들의 불안장애를 말끔히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불안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구급정책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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