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우 구리시 부시장

 지난 4월 26일 직원 체력단련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수락산에 다녀오면서 한 등산 매니아와 대화 도중 경기도 산림녹지과에서 발행한 「가까이서 즐기는 경기명산27」이라는 책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책자를 받아 보고서 “금년 안에 이 산들을 전부 정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토요일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시작된 27개산 등정이 지난 8일 국망봉을 마지막으로 27개산 정복을 모두 마무리했다.

처음엔 4~5명의 산을 좋아하는 직원가족으로 미미한 시작이었으나 점차 입소문이 나고 중추멤버들의 노력이 있어 산행이 있을 때마다 참여인원이 6~7명, 9~10명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이러한 데에는 이 산행은 처음부터 직원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가급적이면 가족까지 참여토록 해 그 시간만이라도 가족공동체의식을 느끼게 한 것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토요일 지역 행사 등으로 산행이 어려운 경우도 있었으며, 호우 등으로 가슴 조이며 강행한 적도 있었다. 주 중에 있는 휴일을 활용하기도 하고, 비가 오는 경우에는 라디오 방송에 귀 기울이면서 가슴조이며 산신령처럼 우의를 입고 산행을 강행했던 일이 주마등처럼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물론 27개 산 중 고대산과 남한산성은 금년에 다녀온 것은 아니다. 연천과 성남에서 재직하는 동안 다녀왔기 때문에 제외했다. 그래도 금년 한 해 동안에만 25개산 1만7천892m를 정복하게 된 셈이 된다. 그 외에 충북과 경북에 걸쳐있는 소백산(1천439m)과 서울의 도봉산(740m)도 정복했다.

산이 좋아 산에 다니는 사람이면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정상에 다다르며 오가는 과정에서 산마다 느낄 수 있는 느낌이 각각 다르고, 만족감이 다르다는 것이다.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오묘한 창조주의 솜씨를 느끼면서 땀을 뻘뻘 흘리며 서로를 격려하고 당겨주고 밀어주는 산행이야말로 서로 결속하는 계기가 된 것은 값진 결실이 아니었는가 생각한다.

또한 정상에 다다르면 이정표와 안내판, 등산로 등에 대해 잘된 점과 아쉬운 점등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어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또한 각자 조금씩 준비해온 음식을 다 내놓고 정상주(막걸리) 한 잔씩을 나눠 먹는 재미는 그 어떤 산해진미와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산행을 마치고 난 후 해당지역의 부단체장에게 전화로 불편했던 사항 등을 통보해 이후에 그 산을 찾는 또 다른 등산객에게 조금이라도 혜택을 드리려고 노력했던 점은 부수적으로 얻은 보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8일 27개산 등정을 마무리하는 최종 등정에는 지난 산행에도 한두 차례 동행했던 지방지 한 기자도 함께 하면서 산행이 시작된 이래 최대 인원인 13명이 동참했다. 1천168m 국망봉 정상에서 정상모임을 가지려는 순간 인근 군부대에서 오 소령 등 장병 6명이 올라와 함께 했다. 옛날 군생활을 회고하며 각자 한마디씩 충고도 하고 훈육도 하는 모습은 모두가 일등 애국자가 아니고 그 무엇이겠는가.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우리들의 모습에 진정한 나라사랑과 자기 만족감을 느낀 것은 나만의 소회는 아니었을 것이다.

정말 대단한 여정이고 의미있는 강행군의 산행이었다. 산행을 마무리하며 헤아려 보니 우연찮게도 27개 산과 똑같은 숫자인 그 동안 함께한 여러분들 27명에게 이 모든 공적과 보람을 몽땅 되돌려 드리고 싶다. 여러분들이 흔쾌하게 참여해 이뤄낸 것이라 생각하면서 27명의 사니조아산악회원 여러분 모두에게 깊은 사랑과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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