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란 demilitarized zone의 약자로서 ‘군사적 비무장지대’로 우리나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르는 길이가 248㎞, 폭이 4㎞ 이내인 한반도 전체 면적의 1/250에 달하는 총 907㎢(2억7천만 평)의 넓은 지역이다.

  # 생태계의 보고 DMZ
 
DMZ는 우리 민족의 역사적 아픔과 함께 50여 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자연생태계가 귀중한 자원으로 회복돼 한반도에서 서식하는 2천900여 종 식물의 30%, 70여 종 포유류의 50%, 320여 종 조류의 20%가 발견되고 있다. DMZ는 또한 이러한 생태계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구상에서 몇 안 되는 분단의 상징물로서 안보적 가치로 인해 세계적인 관심지역이 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북통일의 전진기지, 관광과 역사의 교육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침체된 국내 농업의 블루오션으로 곤충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곤충은 지구상에 약 1천만 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지구상 동물의 ¾을 차지하는 가장 큰 생물군이다. 곤충산업은 이렇듯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한 절지동물인 곤충을 기반으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나, 국내에서 곤충산업의 중요한 생물자원으로서의 인식은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2007년 국내 곤충시장 규모는 1천억 원 정도이며, 10년 후에는 3천억 원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유용곤충은 47과 103종이며, 용도별 시장 규모는 지역행사 소재용>애완용>화분매개용>천적용 순으로 주로 곤충 수요가 많은 수도권 및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경기도의 경우 곤충 사육농가는 전국 대비 29%(65농가), 곤충사육 및 견학시설은 전국 대비 31%(33개소),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와 같은 애완용 곤충 생산량은 200만 마리 이상으로 전국 생산량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곤충은 높은 생물다양성으로 생태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생물학, 의학, 공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고부가가치 바이오성장산업으로 발전이 가능한 생물군이다. 특히 부존자원이 부족한 국내 실정에 유리한 소득자원으로 무한한 시장 창출이 가능한 21세기형 산업이라 할 수 있다.

  # DMZ에서 곤충을 찾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경기도 전체 면적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는 접경지역의 유용한 곤충자원을 우수한 생태·안보·관광자원과 연계해 농가 신소득원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는 군사시설보호법이나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의 규제로 낙후돼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접경지역이야말로 수도권이라는 거대한 배후시장과 풍부하고 깨끗한 생태관광자원, 안보관광 등 다양한 관광상품과의 연계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천군 소재 농업기술원 제2농업연구소는 지난해부터 민간인 통제구역을 포함한 접경지에 서식하고 있는 유용곤충자원을 탐색해 인공으로 증식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물장군, 애기뿔소똥구리, 붉은점모시나비 등 환경부가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한 희귀 곤충들의 서식을 확인함은 물론, 애완용이나 체험학습용, 식·약용, 장식용으로 이용가치가 높은 곤충을 선발했으며, 다양한 곤충들의 표본전시회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해 오고 있다.
주요 연구 결과는 현재 애완곤충으로 인기가 높은 장수풍뎅이, 왕사슴벌레 등의 산란 수를 높이고 수명을 연장하며 대형 개체를 생산함으로써 상품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고, 개발된 기술은 내년부터 점차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사슴풍뎅이, 비단길앞잡이 등과 같이 아직 상품화되진 않았지만 산업화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곤충들을 인공적으로 사육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곤충자원을 생태체험학습이나 다른 산업과 연계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상품들도 개발하고 있는데 야간에 곤충을 효율적으로 채집하고 관찰할 수 있는 체험학습용 트랩을 특허출원했으며, 학습용 곤충사육용기를 개발, 실용신안을 출원했는데 소비자가 기호에 맞게 직접 장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농업기술원은 향후 새로운 곤충자원의 개발을 위해 접경지 유용곤충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교육용, 애완용, 장식용, 식·약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대량 사육기술은 물론 곤충을 소재로 한 상품들을 개발할 계획이다.
농업기술원의 이러한 노력은 유용곤충자원 개발을 통해 접경지역 농가에게 신소득원을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곤충 이용 농촌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도농 간 교류를 증진시킬 수 있고, 이에 따라서 접경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제2농업연구소 이영수 연구사 인터뷰
   
 

-접경지역 곤충자원을 산업화하기 위한 계기는 무엇인가.
▶접경지역은 우리 민족에게는 여러 가지로 불행한 사건을 간직한 지역이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간섭이 최소화돼 150종의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이 우수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접경지역에는 1천여 종 이상의 곤충이 서식하고 있는데, 곤충은 많은 종(種)수만큼이나 그 활용가치도 다양하다.
접경지역의 곤충을 포함한 우수한 자연생태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경기북부지역의 새로운 농가소득원을 개발하고자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농업기술원은 곤충이라는 소재를 통해 접경지역의 부가가치산업으로서 유용 곤충자원을 산업화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

-앞으로 곤충산업의 전망은.
▶징그러운 벌레로만 인식돼 오던 곤충은 다양한 이용가치가 밝혀짐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는 21C 새로운 생물자원이다.
곤충의 뛰어난 환경적응력과 생체방어기능, 다양성을 이용해 새로운 의약품 개발을 비롯한 식품, 환경 등 생명공학 관련 연구 및 산업에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애완곤충을 중심으로 판매업체와 곤충사육농가가 증가하고 있으며, 곤충이 농가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는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왕귀뚜라미를 FTA 대응 신소득작목으로 지정함으로써 그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향후 학습용, 애완용, 장식용 및 식·약용으로 산업화가 유망한 새로운 곤충자원의 개발을 위해 접경지 유용곤충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다.
농가소득원으로 유망한 곤충은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적정 사육 환경을 구명해 안정생산체계를 구축함은 물론, 개발된 기술을 농가에 조기 보급하고자 한다. 또한 고부가 곤충산업화를 위해 곤충을 소재로 한 맞춤형 키트, 학습용품, 장식용품 등 다양한 상품 개발에 주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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