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리즈가 태어난 지 불과 4년 만에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16일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08 아시아시리즈는 흥행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 이 때문에 내년부터는 대회 개막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전망과 함께 ‘폐지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4개국의 프로야구 챔피언들이 아시아 야구 패권을 놓고 자웅을 겨루기 위해 출발한 아시아시리즈가 야구팬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시리즈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일본 구단들이 스타급 선수들을 대회에 불참시키는 것이 관례화되면서 흥행에 찬물을 끼얹은 데다 후원사의 부재로 질적인 면에서도 수준 이하로 전락했다. 지난 2005년 대회 출범과 함께 일본의 비디오게임제작회사 코나미가 주 후원사를 맡으면서 대회 명칭이 코나미컵으로 정해졌으나 코나미가 작년 대회를 끝으로 손을 떼면서 일본야구기구(NPB)가 부랴부랴 올해 대회의 운영 자금을 댔고 명칭도 아시아시리즈로 바꿨다.

NPB는 일본시리즈를 앞두고 수많은 스타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우승하길 바랐지만 결국 바람으로 끝났다. 요미우리에 비해 인기가 저조한 세이부가 우승하면서 일본 지상파 방송국들은 경기 중계를 외면했고 세이부의 홈구장이 아닌 도쿄돔에서 대회가 열리면서 관중들도 등을 돌렸다.

NPB는 내년 대회부터 새롭게 후원사를 구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올해 대회가 흥행에 실패한 데다 세계적인 경제침체까지 겹치면서 후원사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존폐의 기로에 선 아시아시리즈가 묘수를 찾아 내년에도 다시 야구팬들 앞에 선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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