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자 추위를 많이 타는 작은 애가 매일아침 학교에 갈 준비하며 성화를 부린다.
그래서 내복을 입으라고 꺼내 놓았더니 이번엔 “어떻게 중학생이 내복을 입느냐”며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딸아이는 추위를 많이 타는지라 매년 이쯤이면 내복을 입어왔는데, 이젠 나름 컸다고 변덕을 부린다.
그러더니 교복 안에 폴라티와 여러 겹의 속옷을 껴입는다. 학교에서는 아직 교복위에 덧옷을 입지 못하게 하니 그게 최선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예전 아이들은 내복을 입는 것을 당연히 여기며 자랐다. 겨울철 온돌방은 웃바람이 너무 세서 아랫목에 이불을 깔고 누워도 입김이 보일 정도라 내복을 입지 않고서는 견뎌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5남매의 건강을 항상 염려하셨던 아버지는 겨울철 누가 기침이라도 한다 싶으면 내복은 입었느냐며 꼭 챙겨 입도록 당부하시곤 했다. 하지만 셋째인데다가, 바로 위 형제와 터울이 가장 적었던 나에게 새로 산 내복을 입어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계속된 경기하락과 더불어 지나친 난방문화에 대한 반성에 힘입어 내복의 소비는 꾸준히 늘어왔다.

내복을 입으면 약 3℃ 정도의 보온효과가 있고 실제 체감온도는 3~6℃에 달해 내복을 입고 실내온도를 3℃ 정도 낮추면 난방비의 20%를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체감온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가 가속화 되면서 인천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GM대우 부평공장에 이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두산인프라코어까지 감산 조치를 검토하고 나섰단다.

이러한 대형 업체의 감산 조치가 현실화 할 경우 지역 내 수많은 협력업체들의 연쇄 감산 및 감원으로 인한 연쇄 부도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그래서 이래저래 매서운 추위가 닥칠 올 겨울엔 내복을 꼭 챙겨 입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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