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열 경기본사

【의정부】불황과 매서운 한파가 어려운 서민들을 위협하는 지금, 의정부시 안팎에선 때 아닌 외유성 해외 방문 여부 논란이 한 달째 일고 있다. 사연인즉, 의정부시는 지난 11월 유럽 선진국의 뉴타운 개발 현장과 주거환경 등을 모니터링 하기 위해 ‘해외 선진지 견학단’을 구성, 총 13명이 8박 10일 동안 동유럽 3개국(프랑스, 체코, 독일)을 방문했다. 방문 인원에는 시장과 도시관리국장, 사업부서(뉴타운사업과) 공무원 3명 외에 의정부시에서 위촉한 뉴타운 사업 전문가 8명(대학교수 다수)이 포함됐고, 방문 비용은 시 예산으로 충당됐다.

동유럽 선진지 방문 목적에는 “의정부시 가능/금의 뉴타운 지구 촉진계획에 따른 세부설계용역에 앞서 해외 선진국의 하천·생태계 및 학교주변 환경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차원이며, 이번 동유럽 방문을 통하여 얻게 된 내용들은 내년도 상반기 가능/금의지구 뉴타운 사업 방향에 포함시키게 될 것” 이라고만 설명했다.

그런데 지난 10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008년 하반기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의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금리·환율 등 금융지표들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불요불급한 해외여행을 자제하도록 홍보하고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공무 국외 여행도 자제해 달라”는 협조공문을 각 지자체로 보낸 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다른 지자체에서는 어려운 경제를 감안해 공무여행에 대한 대대적인 보류와 개편을 실시하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모두들 어려워하고 불우 이웃에게 따스했던 온정의 손길이 점차 줄어드는 이 시점에 과연 이 번 유럽 방문이 이성적이고 적절한 시정이냐 라고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에 굳이 문제를 제기할 시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시기와 여건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의정부시는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마지막 달, 우리 옆의 어려운 환경 속에 있는 서민들을 생각한다면 냉정한 이성이 필요하다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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