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 정부에서는 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이뤄내며 오늘의 경제성장을 이끈 우리 현대사의 우여곡절을 기적의 역사가 아닌 독재와 편협의 역사로 그들만의 기적의 역사로 만들고 있어 씁쓸하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한승수 국무총리가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건국 60년 기념사업위원회’의 자료를 토대로 만든 현대사 영상물인 ‘기적의 역사’를 전국 1만여 초·중·고등학교에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명시된 헌법전문을 부정하면서까지 4·19혁명을 데모수준으로 폄하하고 군사독재로 대표되는 박정희 정권의 치적만을 미화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고 한다.
또 80년대에서는 총칼로 수백 명의 양민을 학살하면서 발생한 80년 광주항쟁과 6월항쟁은 빠져있고 전두환·노태우 정권의 서울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개막 등의 치적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더욱 웃기는 것은 2000년대 들어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바꾼 6·15 남북정상회담은 빠지고 이명박 대통령의 청계천복원사업을 담아내며 변화된 청계천 모습을 기적의 역사 겉표지로 사용했다고 한다.
보수도 좋고 진보도 좋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 올바로 된 역사를 알리기보다 현대사의 중요한 부분을 빼놓고 잘못된 역사를 미화하거나 보여주는 것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의 작태와 뭐가 다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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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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