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개원 1년여 만에 중동문화원 폐쇄(본보 9월 29일자, 10월 27일자 보도)를 확정함에 따라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중동문화원 폐쇄는 중동국가와의 외교적 마찰로 이어져 향후 인천시가 준비하고 있는 인천도시축전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 등에 중동국가들의 불참까지 우려되면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아시아권 최초로 설립한 중동문화원을 올 연말까지 운영하고 내년부터 ‘글로벌센터’로 개편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안상수 시장은 이날 열린 인천시의회 제170회 2차 정례회에서 이명숙 의원의 중동문화원 폐쇄와 관련한 질의에 대해 “특정 지역 문화에 편중해 지원하고 있다는 오해 소지를 없애고 중동문화는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 문화까지 포괄하는 ‘인천글로벌센터’로 개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 57개국 15억 이슬람문화권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할 아시아 최초의 중동문화원을 개설하면서 중동·이슬람권 각계 인사들과의 다원적 접촉과 교류 강화를 통해 문화를 이해하고 중동자본을 유치하는 통로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6억 원과 올 6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기부금으로 SK건설 3억 원과 SK인천정유 2억 원 등 모두 12억 원을 투입하면서 2012년까지 청라지구에 정식 중동문화원을 확대 개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폐쇄를 결정해 이 같은 계획은 물거품됐으며,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시정질문을 통해 “중동문화원은 아시아경기대회 유치 시 중동국가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카드로 사용해 유치에 성공한 후 돌연 폐쇄를 결정한 것은 여러 가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폐쇄 이유 중 하나는 종교문제로 알고 있는데 문화원을 설치할 경우 종교적 갈등을 유발할 중차대하고 예민한 문제를 간과했다면 첫단추가 잘못 꿰진 것”이라며 “본질적 배경이 종교문제만이 아니라 운영상 문제도 있어 폐쇄는 시의 일방통행과 전시행정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이번 중동문화원 폐쇄는 국가 간 외교문제로 비화돼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이 의원은 “중동국가의 일부 아랍권 대사들이 이번 폐쇄 결정에 대해 인천시와 외교통상부에 공식 항의해 인천도시축전에도 참가하지 않겠다며 재고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외교문제로도 비약될 수도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시의 신중하지 못한 정책 결정으로 당장 내년 인천도시축전은 물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중동국가의 불참도 우려돼 상당 기간 파문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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