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차 분야는 2007년 기준 연간 거래 185만 대, 규모로는 13조5천억 원에 이르는 매머드급 분야다. 국내 자동차 애프터마켓 분야 55조 원 시장 중 가장 중심이면서도 사회적 파급효과가 커 자주 매체에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규모에 걸맞지 않게 후진적이고 구시대적인 유통으로 사회적 지탄을 많이 받아왔고 종사자 또한 천대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역사적으로도 40년 정도 됐으니 국내 자동차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다른 자동차 분야 중에서도 가장 낙후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해서다. 과연 중고차 분야는 희망이 없는 것일까? 지난 수년간 많은 노력이 진행돼 왔다. 정부의 의지도 컸고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내부의 노력도 싹터 왔으며, 각종 선진 중고차 세미나 등도 한 몫 해 왔다. 하지만 이에 반하는 세력도 많아서 많은 방해를 받아왔다. 앞뒤가 안 맞는 논리와 현혹으로 종사원들을 끌어들이는가 하면 자기들의 이익이 손상된다는 등 비타협적인 세력도 존재했다. 지금까지 후진 개념을 남아있는 것은 이 같은 세력들의 폭력적이고 비타협적인 행위로 인해 지식집단의 체계적인 연구와 선진형 유통전략이 접근하기를 꺼려한 것도 주요인의 하나다.    
현재 중고차 분야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요즘 방송매체에서 많이 언급됐던 허위나 미끼 매물 문제는 있지도 않은 중고차나 실비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온라인상에서 유인하는 방법으로 이미 사회적 문제가 돼 오고 있다. 또한 성능점검기관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성능점검제도는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구입할 경우 1개월, 2천km 이상을 법적으로 보증하는 제도로서 상당히 안정돼 가고 있으나 일부 성능점검기간이 불법으로 허위 기재하거나 백지로 위임해 소비자를 우롱하고 결국 보증도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허위 당사자 거래도 문제다. 온라인 상에 올라온 중고차 매물 중 일부분은 개인이 올린 매물이 아니라 실제로는 위장 딜러들이 올린 허위 미끼 매물이다. 또한 대포차 문제도 있다. 법적인 부분도 아직 매우 낙후돼 있다. 특히 중고차 매매와 매매알선의 정의 구분도 돼 있지 않아 법적 적용도 모호하고 선진형 구조와는 비교가 되지 않아 그 동안 문제가 돼 왔다. 매매는 직접 파는 자와 사는 자가 거래를 하는 경우이고 매매알선은 사는 자와 파는 자 사이에 중개자가 개입돼 알선료를 받는 형태다. 부동산 중개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매매알선은 중고차의 경우에는 불가능했다. 법적으로 유일하게 매매와 매매알선이 합쳐져 있기 때문이다. 국내 다른 물품은 이미 당연히 구분이 돼 있고 중고차의 매매와 매매알선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도 구분되고 사업화돼 왕성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만 후진적으로 남아있다.
이번 중고차 정책연구에는 상기한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그 동안 약 6회에 걸쳐 전문가 자문, 분야별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진행돼 왔으며, 많은 의견이 가미돼 완성됐다. 40년 만에 처음 개최된 이번 중고차 공청회는 많은 기대를 모았다. 워낙 사회적 파장도 큰 사안이고 가장 낙후된 분야의 개선책이라 더욱 기대를 가진 사안이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예측이 결과로 나타났다. 이번 사안에 불만을 가진 200여 명의 세력이 공청회 자체를 거부하고 방해했고 결국 무산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됐다. 이 중 일부 세력은 앞서 언급한 각종 회의에 참여나 의견조차 내지를 않고 반대만 해 온 세력이다. 연구결과는 중고차 분야에 크게 도움이 되는 사안이고 하나하나가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중고차 매매와 매매알선을 꼬투리로 삼아 공청회를 방해한 것이다. 매매알선의 분리는 매매업을 죽이는 행태라며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타협 자체를 거부했다. 이미 선진국에서 진행되는 중고차 매매알선은 매매와 더불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고 필요에 따라 개인이나 기업이 모두 할 수 있는 상생의 방법임이 확인되고 있고 타 분야에서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욱이 이번 공청회는 결과물도 아니며, 최종 보고서가 제출돼도 법적인 도입 여부는 추후의 문제다. 이번 연구는 선진국의 사례와 매매와 매매알선의 정의만을 구분할 예정이었다.

가장 부끄러운 것은 일부 매매연합회 집행부의 행위다. 주제와는 동떨어진 낯 뜨거운 행위와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은 과연 임원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모습이었다. 중요한 것은 대화를 나눌 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추후 더 큰 손실로 돌아 올 것이다. ‘중고차 분야’가 끝내 낙후된 ‘中古’로 남을 것인가는 자신들의 손에 달려 있다. 현재 진행되는 각종 FTA가 발효되는 즈음에는 지금의 기회조차 존재치 않음을 일찍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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