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몇십 명도 오고 몇백 명도 와요. 이 자리에서 15년 넘게 장사하고 있는데 IMF 때만큼은 아니지만 요즘 손님이 많이 오네요.”
인터뷰를 하는 내내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12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모래내시장의 수선골목은 최근 인천지역을 흔들고 있는 경제위기와는 다른 세상이었다.

인천지역 한 대형 백화점이 최근 정기세일에서 여성의류 -7%, 신사복 -16%의 매출 하락을 기록하는 등 의류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짠순이’가 된 소비자들이 ‘리폼’ 등을 통해 옷을 싼값에 고쳐 다시 입을 수 있는 수선집으로 몰리고 있다.

모래내시장 수선골목에서 명동옷수선을 운영하고 있는 문금심(49)씨는 최근 계절이 겨울로 접어들면서 겨울의류를 맡기는 손님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요즘 20년도 넘은 묵은 옷들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무스탕, 점퍼 등 겨울 옷들도 많이 보이고요. 특히 수선을 미루다 날씨가 추워지자 급하게 수선을 맡기는 사람들이 많아 더 바쁜 것 같아요.”
모래내시장 수선골목에 위치한 가게들은 적은 곳은 20%, 많은 곳은 30% 정도 불황 이전에 비해 손님이 늘었다.

하지만 손님이 늘었어도 불황의 여파로 고가의 수선이 줄어 웃을 수만은 없다.

수선골목 안 사람들은 “사람은 늘었지만 비싼 옷 맡기는 손님은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문 씨도 “옷을 맡기러 왔다가도 3만 원이 넘으면 도로 가져간다”며 “일감이 늘었어도 벌이는 예년보다 다소 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문 씨는 “그래도 다들 어렵다고 아우성치는데 일감이 많은 자체가 좋은 거 아니냐”며 “이 정도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일해야죠”라며 다시 재봉틀에 다른 옷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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