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허리둘레에서 만져지는 살집이 거북스러워 고민하다가 최근 본격적인 허리운동을 시작했다. 남들은 그 몸매에 뺄 살이 어디에 있냐고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나라고 숨겨놓은 살이 왜 없으랴.
한 달 반쯤 지났을까, 몸을 옆으로 일으키는 옆구리운동을 꾸준히 반복하자 제법 날렵한 허리선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허리둘레 부분은 살이 찌기는 쉬워도 빼기는 어렵다고 하는데 기대 이상으로 효과가 빨리 나타났다. 고것 참, 해볼 만 하네.
중학교 1학년인 딸아이가 지난주 기말고사를 치르면서 이틀 동안은 시험을 잘 못 봤다며 내내 표정이 어둡더니 마지막 날엔 환한 얼굴로 돌아왔다. “엄마, 나 수학 100점 맞았어.”
시험점수가 엉망이라며 징징대던 때는 언제이고, 내심 기대를 걸었던 수학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자 아이가 자신감에 차올랐다.

“내년 2학년부터는 더 열심히 해볼 게요.” 담임선생님께서 주요 과목 공부를 잘 하면 다른 과목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셨던 모양이다. 모처럼 받은 100점으로 딸아이는 날개를 달았다.

사람들은 크고 작은 대가를 통해 자신감을 얻는다. 자신감은 추진력은 물론 역경을 이겨낼 힘과 용기를 준다.

이제 열흘만 남겨놓은 시점에서 올 한 해를 되돌아볼 때,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달성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거창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은 사소한 것들이라도 각자가 이룬 것들이 있지 않을까. 여기저기 송년모임으로 한창 바쁜 시기이지만 한 해를 잘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다. 더군다나 내년은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도는 등 어느 해보다 힘든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내년을 잘 버텨내기 위해서는 각자 자신감을 두둑히 키워둘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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