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희선 객원논설위원/중부대학교 총장

 교육은 본질적으로 미래적인 것이다. 교육이 반드시 모든 문제의 원인은 아니지만 오늘 우리가 관찰하는 많은 인간문제, 사회문제, 환경문제 특히 국민의 기대에 훨씬 못 미치고 실망시키고 있는 지도층의 행태 등에서 우리는 어제의 교육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오늘의 우리 교육에 대한 문제와 불만으로부터 미래의 인간문제, 사회문제를 유출해 볼 수 있다.
미래의 모습은 오늘의 교육의 질과 직결되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들이 오늘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 하는 것은 미래사회의 질과 직결된다고 하겠다. 미래사회의 질과 그 시대를 주도할 세대들의 가치관, 능력 등은 오늘에 살면서 내일의 교육을 설계하는 우리들의 미래관과 깊은 관련을 갖는다. 새롭게 출현하고 있는 미래의 모습을 미리 예견하고 그것이 우리 교육자들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으며, 다가오는 미래의 도전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를 구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빨라지는 사회변동 속도에 대한 적응 요구돼

21세기는 적어도 초기 20~30년간은 교육자에게는 미래가 아니라 현재다. 왜냐하면 21세기라는 미래가 오늘 학생들의 교육을 통해 이미 결정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변동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는 사실은 교육에 대해서 전면적인 도전을 제기하며, 인간의 행동이 더 큰 적응성을 갖도록 요구한다. 변하는 사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계속적으로 새로운 행동양식을 습득하고, 습득한 행동양식을 끊임없이 수정하도록 요구한다. 이것이 바로 재학습(relearning)과 반학습(unlearning)의 요구다.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특수하고 구체적인 지식과 기술은 쉽게 낡고 쓸모가 없어진다. 그러므로 탐구력이나 판단력과 같은 고차적 지적 능력이 인간의 적응성을 높이는 데 필요하게 된다. 지식의 급격한 증가는 지식의 본질적인 요소만을 선택하여 조직적으로 가르쳐야 할 필요성을 더욱 높인다. 그러므로 교육에 있어서 학습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과 모든 학습의 기초가 되는 개념이나 원리를 학습하는 것과 다른 학습에 전이효과가 큰 내용을 학습하는 것과 같은 기초적 학습이 더 중요하게 된다.
사회 변동의 가속화와 사회기능의 분화는 한 개인이 일생동안 수행할 역할이나 그가 차지할 사회적 지위 변화를 촉진시켜 준다. 그러므로 개인은 평생동안 계속해 교육을 받아야 생산적인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일정한 연령 기간에만 형식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제도보다는 일생동안 필요에 따라서 수시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평생교육 또는 계속교육의 제도가 요청된다. 여가시간과 개인소득, 지식에 대한 사회적 수요의 상승은 한층 더 평생교육의 제도를 요구한다.

그리고 문화의 다양화는 교육에 대해 또 다른 과제를 던져준다. 현대사회에서는 서로 갈등하는 많은 가치가 혼재하고, 다양한 형태의 생활양식과 인간활동이 공존하며, 여러 가지 유형의 상품이 생산되고 있는데 그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사회구조의 분화, 개인 역할의 특수화, 교통과 통신의 급속한 발달로 인한 문화교류의 증대, 사회체제의 민주화와 개방화 등의 추세는 이질적인 문화요소를 더욱 증가시키고 문화의 복합성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미래사회는 개인의 균열이 간 인성을 통정시켜 주는 교육적 노력이 더욱 요청되고, 쉴세 없이 밀어닥치는 여러 사물과 가치를 판별하고 선택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있어야 한다. 미래준비 교육은 특정한 가치의 수용보다는 가치 판단력을 길러야 하고 특정한 가치 내용의 주입보다는 가치판단 기준의 형성에 강조를 두어야 할 것이며,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의 통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다원화된 사회에 있어서 이해와 가치가 서로 다른 여러 사회집단을 하나로 결속시켜 주는 구심적 힘의 원천을 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교육체제 구성원 모두 각 개인의 혁신성 높여야

사회단위 간의 상호의존성이 더욱 증가됨에 따라서 그에 적합한 의식과 태도와 습관의 육성은 교육의 과제로 등장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 교육은 미래와 변화에 대처하는 지적 능력과 정의적 태도를 기르기 위한 노력이 강조되며, 학생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제기되는 여러 사회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미래를 위한 교육은 그에 적합한 인성과 개성을 육성하기 위한 내용과 제도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미래사회를 위한 교육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필요에 따라 수시로 교육시킬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미래의 교육체제는 변화하는 사회에 맞추어 자체의 계속적인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교육체제의 계속적인 쇄신을 위해 체제 구성원 각 개인의 혁신성도 높여야 한다. 교원이나 교육행정가들이나 사회지도층이 혁신의 창조자로서, 옹호자로서, 그리고 채택ㆍ추진자로서의 역할을 활발히 수행할 때 교육은 물론 국가 사회가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새해에는 교육의 미래대비 기능이 더욱 활발해 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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