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

경기도는 올해 도정 목표를 ‘경제위기 극복과 민생안정’으로 정하고 실천 과제의 하나로 자영업자와 서민경제의 체감 경기가 가장 민감한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을 우선으로 꼽았다. 경기도 재래시장 정책에 새해 첫날 문광부로부터 희소식이 날아 들었다. 수원 못골시장이 문화가 어울어진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것이다. 도는 이에 따라 10억 원을 들여 못골시장의 역사, 에피소드 등을 발굴해 시장 정체성을 확립하고 87개 점포와 상인들의 애환을 라디오스타, 와글와글학교 시끌벅적난장, 이야기상점87 등의 테마로 재구성해 관광콘텐츠로 활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사실 지난해부터 서민경제의 중심인 재래시장살리기에 획기적인 시도를 했다. 추석 3일 전인 9월11일 전국 최초로 아주대·안양대·경희대·명지대 등 도내 4개 대학과 ‘1시장 1대학 자매결연 체결’ 협약식을 가졌으며, 11월에는 안양중앙시장과 안양대 안양남부시장과 성결대가, 12월에는 명지대와 용인중앙시장이 각각 협약을 구체화하는 결연식을 가졌다. 재래시장 활성화에 다양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대학과 국가 경제의 실핏줄인 재래시장과의 협력은 한 단계 업그레이된 정책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 대학은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상품개발과 고객유치, 서비스개선, 마케팅, 디자인 부문 등을 컨설팅하고 하고 시장은 대학에 실물경제의 실습장을 제공해 학생들의 실무감각 양성과 빈 점포가 있을 경우 청년 창업을 유도하는 등 상호 윈윈 효과의 잠재성은 크다.

그럼에도 경기도는 현실적으로 올해 활성화 사업비용 278억 원 중 59%를 시설현대화사업에 배정했다. 19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대형마트에 상권 대부분을 넘겨준 재래시장이 이미 대형 마트 등이 갖추고 있는 주차장이나 아케이드, 진입로 정비만으로는 소비자의 발길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재래시장의 살길은 새로운 소비자를 창출하는 것이다. 다양한 소비계층이 찾아오도록 우선 상인들의 마인드 개선은 통해 정이 넘치고 깔끔하고 친절한 동네 시장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야 한다. 또 대학으로부터 참신한 아이디어를 수혈해 자생력을 키워가면서 내년 5월께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원못골시장처럼 ‘그곳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지역문화공간이자 일상의 관광지’로 변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기도의 재래시장정책이 특화육성사업이나 콘텐츠 개발 용역 등에 좀 더 투자돼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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