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콘크리트로 둘러쳐진 회색공간으로 인식돼 온 아파트 단지에 ‘자연 입히기’가 한창이다.
동북아 중심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우뚝 선 포스코건설의 ‘더 샵(#) 퍼스트월드’가 1월 말 본격적인 입주를 앞두고 아파트에 쾌적한 자연의 생명을 불어넣는 자연 입히기 작업이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05년 인천에서 공급한 최고층 타워형 아파트(지하 2층·지상 64층 규모)로 6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송도불패’의 단초를 만들었던 더 샵 퍼스트월드는 8일부터 11일까지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 점검을 앞두고 위용을 뽐내고 있다.

 # 위용 뽐내는 더 샵 퍼스트월드

   
 

인천의 어지간한 곳에서도 한눈에 보이는 이 아파트는 국제도시의 상징성은 물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고려한 단지 배치와 조경 및 디자인에서 브랜드인 ‘the #(더 샵)’처럼 모든 것이 반올림됐다.
음악적 기호인 ‘#’은 ‘삶의 질을 표준에서 반올림하고 고객에 앞서 반 보 더 먼저 생각한다’는 포스코건설의 경영이념을 담아 #이 주는 시각적 이미지인 튼튼함과 견실함은 물론, 아파트가 주는 회색 이미지를 떨치고 자연을 반올림해 쾌적한 주거공간을 만들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조경과 단지 배치에서도 입주민들이 자연을 충분히 느끼고 만끽할 수 있도록 환경을 고려한 자연의 쾌적함을 반올림해 반영했다.
더 샵 퍼스트월드의 단지 배치 및 조경의 콘셉트는 ‘공원 속에서의 여유, 친환경 LOHAS(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단지’로 잡고 있다.
친환경 단지 배치를 통해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반영하듯 전체 단지면적 10만3천여㎡의 33%에 해당하는 3만4천324㎡에 산수유, 배롱나무, 사철나무 등 교목 및 관목 15만여 주와 옥잠화, 삼색조팝 등 초화류 60만여 본 등의 온갖 수목으로 조경공간으로 조성해 아파트 단지를 자연친화적 공원으로 만든다.

 

   
 
# 4가지 테마로 조경 조성

조경은 4가지 테마로 구성된 단지 곳곳에 빼곡히 조성된다.
먼저 중앙공원과 가로공원, 잔디광장 그리고 4곳의 테마중정(中庭·마당 한가운데)에 계절을 대표하는 수목 및 초화류, 관목을 식재, 사계절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계절 대표하는 수목은 ▶봄=왕벚나무, 진달래, 아이리스 ▶여름=층층나무, 목수국, 플록스 ▶가을=청단풍, 화살나무, 꼬리풀 ▶겨울=조형장송, 흰말채, 사계절패랭이 등이다.
타워동 주변에는 입주민을 고려한 다채롭고 고급스러운 공간계획을 통해 상록수(조형장송)와 낙엽수, 조형소나무, 산수유, 산딸나무 등 테마중정과 연계된 수종을 도입해 자연스러운 공간을 연출했다.
해돋이공원과 단지를 보행축으로 연결하는 길이 300m, 폭 16m의 중앙수로(Canal)를 조성하고 남북측 입구에는 작은 계단형분수와 큐빅분수를 설치해 주민들이 청량감을 주는 중앙수로를 따라 걸으며 이웃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이곳에는 제주도에서 반입해 온 제주팽나무를 식재하고 아파트 단지의 수직성을 강조하기 위해 대왕참나무 가로수길도 조성한다.
단지 주출입구에는 느티나무와 조형장송 등의 대형 목을 식재해 단지 외부에서부터 경관을 부각시켜 출입구의 상징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특히 저층동 옥상에는 인공토와 조경토를 채우고 건조한 조건에서도 잘 자라는 세덤을 심어 친환경적인 녹지공간을 조성, 건축물의 온도와 습도조절은 물론 산소탱크 기능도 부여했다.

 # 눈길 끌 특이한 나무들

   
 

단지 곳곳에 식재된 수목 중에 눈에 띄는 나무 몇 종류는 다른 아파트 조경과 차별성을 강조한 포스코건설의 눈물겨운 노력이 담겨 있다.
야생화를 사진에 담기 위해 전국을 샅샅이 누빈 포스코건설 조용경 부사장의 눈썰미가 큰 몫을 했고 나무를 가꾸고 있는 주인과의 밀고 당기는 협상의 결과로 얻어진 수확이기도 하다.
중앙수로와 동서축 보행진입로에 식재된 수령 80년의 제주팽나무는 제주의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수목의 형태가 기괴하고 특이해 조경수로 인기지만 지난해부터 제주의 산지에서는 굴취 및 외부 반출이 전면 금지돼 자연상태의 수목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
재배되는 수목도 조경수로 인기를 끌면서 좋은 수목을 구하기 어려워 여러 방면으로 수소문한 끝에 몇 주씩을 반입, 제주도에서 인천까지 무려 18시간을 화물선으로 운반해 식재할 수 있었다.
이른 봄 가장 먼저 꽃이 피는 수목 중 하나로 중앙공원에 심어진 수령 50년의 산수유나무는 경기도 이천 일대를 뒤진 끝에 수형이 좋은 나무를 발견하고 판매를 거부하는 나무 주인을 며칠에 걸쳐 설득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천시청에서 산수유축제 등의 이유로 반출을 불허해 보름에 걸친 담당자 설득을 통해 반출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단지 중앙공원에 식재되는 산수유나무는 노랗게 피는 꽃이 장관을 이루게 되는데 가을에 잎이 떨어진 후 붉게 달리는 열매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연출, 입주민들은 올 봄부터 단지 내에서 노란 산수유 꽃과 벚꽃이 연이어 피는 장관을 보게 된다.
단지 주출입구와 중앙수로 주변에 식재된 수령 60년의 배롱나무 역시 단지에 식재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꽃이 피면 백일 동안 핀다고 해서 백일홍이라고도 하고 손으로 가지를 만지면 잎이 움직인다고 해 간지럼나무로도 불리는 배롱나무는 수령이 오래 되고 대형 나무를 국내에서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산지인 전북 군산에서 수형이 좋은 대형 배롱나무를 발견하고 나무 주인들을 일일이 설득한 끝에 나무를 구했으나 추위에 약해 동절기 보양조치에만 2.5t 트럭 2대 분량의 볏짚을 투입해 겨울을 준비했다.
여름철에 꽃이 피는 몇 안 되는 나무인 배롱나무는 올 여름부터 중앙수로의 물과 어우러진 색다른 경관을 볼 수 있게 된다.

 

   
 
# 쾌적성 살린 시설물

단지에 설치된 시설물은 입주민을 고려한 쾌적성을 염두에 두고 친환경적인 공간을 계획했다.
선큰가든은 플랜터(미니정원)와 그늘식재로 주민을 위한 휴게공간으로 활용하고, 벽면에는 길이 40m, 높이 5m의 대형 벽천을 설치해 여름철 무더위를 잊을 수 있도록 배치했다.
단지 내부에는 주민들이 쉴 수 있는 휴게시설 및 넓은 잔디광장을 조성해 가족단위의 피크닉을 즐기면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고려했으며, 바닥분수도 설치해 여름철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맞으며 어린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인천시 도시공원위원인 김덕삼 경원대 조경학과 교수는 “미니멀리즘에 자연스러움을 더한 내추럴미니멀리즘 형식으로 곡선보다 단순한 직선과 절제된 표현에 의한 수목과 초화류, 조경시설 등의 도입으로 국제업무단지의 상징성과 경관성이 조화된 현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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