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고 우리도 직격탄을 맞았다. 그 중에서도 쌍용차 문제는 어려운 경제를 더욱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 모기업인 상하이자동차에 의한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어서 해법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과연 쌍용차 문제는 해법이 없는 것일까?
쌍용차는 지난 28년 동안 국내 SUV의 지존으로 자리매김해 상당한 마니아층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코란도나 무쏘 등은 가장 대표적인 모델로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쌍용차는 그렇다 할 모델을 시장에 내놓지 못했다. 액티언이나 로디우스 등 소위 SUV나 RV 계통은 지금과 같이 고연비 소형 세단을 지향하는 요즈음의 세태하고는 거리가 멀고 유일하게 출시되는 대형 세단 체어맨 또한 핵심부품을 외국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고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아 역시 팔 만한 물건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4년 동안 기술유출 문제, 투자 문제 등 다양한 내부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는 노사 간의 틈은 벌어질 대로 벌어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황이다.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쌍용차에 문제가 발생해 최악의 상황인 파산으로 갈 경우 우리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이 매우 크다는 데 있다. 자동차 산업은 수면 위에는 하나의 작은 빙산으로 보이지만 물 밑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얼음덩어리가 존재한다. 자동차는 수천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만큼 협력사는 기본이고 2차와 3차 부품사까지 포함하면 실로 대단한 규모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자동차 부품사들은 수직 구조의 열악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수익모델이 좋지 못하다. 한두 달만 봉급이 지연돼도 당장 부도가 날 수 있는 회사가 상당수다. 이미 쌍용차 생산이 중단되면서 일부 부품사들은 도산하기 시작했다. 쌍용차는 지난 수십 년간 차량을 공급해 상당한 차량이 운행되고 있어 서비스나 부품 공급 등에 차질을 빚어질 경우 소비자에게도 금전적으로 계산이 되지 않을 만큼 무형의 손실을 가져다준다.
과연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생각컨데 세 가지 방법 중에 하나를 선택할 것으로 보여진다. 첫째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 절차다. 이 방법은 상하이자동차가 이전에 제시한 30% 구조조정보다 더욱 강력해 50%까지도 될 수 있다. 과연 노조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불가능할 것이다. 이미 상하이자동차라는 사측은 없어진 상황이고 노조만이 이 요구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는 받아들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십시일반으로 월급을 쪼개어 함께 갈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될 수도 있으나 쉽지 않을 것이다. 쌍용차라는 브랜드를 남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도 있다. 그러나 국민의 호응을 받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구제금융은 예전의 경험으로 낭비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둘째는 매각이다. 국내외 대기업에 매각해 재탄생하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타 자동차 메이커의 인수는 완전히 불가능하고 다른 대기업이 인수하는 방법인데 시중에 떠도는 삼성의 인수는 불가능할 것이다. 이미 자동차이서 손을 땐 상황이고 르노삼성자동차와의 관계도 애매모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에 8천억 원의 적자를 한 삼성의 입장에서는 명분도 그렇고 실리가 없는 만큼 불가능할 것이다. 정부의 후원 하에 국민의 호응을 받는 기업이 출현해 쌍용차를 인수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실현 가능성이 커 보이지도 않는다. 해외 매각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이미 상하이자동차라는 기업을 통해 진저리를 친 만큼 적절한 기업체를 찾는 일조차도 어려울 것이다. 이미 국제 시장에는 질 좋은 매물이 많이 나와 있으나 인수하는 업체가 없어 곤욕을 치루는 마당이다. 잘못 인수시킬 경우 생산시설을 부분 해체해 가져갈 수도 있는 만큼 업체 선정도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파산 절차를 밟는 것이다. 전체나 부분을 떼어 완전 해체를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최악의 방법이다. 가능하면 첫 번째 방법인 구조조정을 통한 생존 방법이 마련됐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서라도 국민에게 애원해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국민에게 맡기는 백지위임장도 필요할 것이다. 이 시간에도 부품업체의 부도는 계속되고 있다. 가혹한 겨울을 지내야 하는 만큼 마음을 가다듬고 냉철하게 해결했으면 한다. 그리고 머지않은 날에 쌍용차의 이름이 다시 등장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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