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기회의 나라다. 앞으로의 세계 경제의 축은 미국 중심에서 중국으로 이전될 것이라는 얘기는 이제 식상한 얘기가 됐을 정도로 중국의 성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미 우리의 의식주에서도 중국 제품을 완전히 제외하고 생활하기에는 너무 깊숙이 다가서 있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중국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일상 생활화를 시도한 사람이 결국은 포기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얼마나 중국 제품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지 새삼 느끼게 한 사건이었다. 13억 이상의 인구와 계속 성장하고 있는 각종 분야는 분명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시장임에 틀림없다. 특히 저임금과 무진장한 인력 공급 능력 등은 생산 단가가 계속 높아지던 우리에게 최고의 공급처가 됐다. 그러나 중국은 이제 우리가 예전에 생각하던 후진 국가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각 분야별로 발전을 거듭해 우리 목전에 와 있고 일부 분야는 우리보다 훨씬 앞선 분야도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대중국 시장 개척은 1차 산업 구조가 아닌 다른 차원의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
자동차 산업은 중국이 심혈을 기울이는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미 중국정부에서도 자동차 산업을 중국의 기간산업으로 규정하고 선진형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가 커왔던 것처럼 연구개발 능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 흡수 통합이나 인수, 심지어는 기술적 유입을 통한 선진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현재 상당 부분의 우리의 차량 관련 부품이 중국에 수출되고 있고 중국 현지 공장에서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중국의 산업적 수준에 걸맞게 수출 기반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의 1차 산업적 기반을 탈피하고 중국이 요구하는 경향에 맞추어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함께하면서 수익모델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중국정부에 자동차 분야를 자문하면서 중국이 요구하는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갖게 된다. 이 중 하나가 중국은 우리보다 빠른 자동차 산업발전으로 세계를 위협하는 국가로 발돋움했으나 이러한 하드웨어적인 기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부족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흉내는 내면서 양적인 팽창을 거듭했으나 균형있는 발전이 미흡해 공동화 현상이 심각해졌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양성은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부족현상은 이제 중국이 제2도약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어 단기간에 채워야 하는 현안이 됐다. 분야별 전문가 양성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스트 플랜을 통해 체계적인 교육이 반복해 진행돼야 가능한 일이다. 우리의 자동차 산업도 남들에게 없는 고도성장을 거듭해 아직도 소프트웨어적인 전문가 양성이 분야별로 채워지지 못한 부분이 남아있을 정도다. 이럴 정도인데 중국은 우리보다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더더욱 어려운 난제가 돼 있는 상태다.
현재 중국은 인적 요건은 충분하나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은 극히 부족한 실정이다. 여기에는 연구개발 전문가는 물론이고 자동차 애프터마켓 분야를 뒷받침할 서비스 요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일 정도로 방대한 인원이 요구되고 있다. 심지어는 우리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모델인 산업인력공단의 국가 자격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이전까지도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중국 정부에서는 자동차 분야의 전반적인 벤치마킹 대상을 우리나라에서 찾고자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짧은 역사기간 동안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고, 특히 동양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어 동질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전반적인 요청을 받고 있는 나로서는 우리 기업이 이에 대한 적절한 준비를 통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수익모델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확신한다. 중국 대학에서의 자동차 분야의 교육 전수도 괜찮고 필요에 따라 우리의 장비를 공급하면서 전문 교육을 통해 친한파로 통하는 기술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우리의 혼을 심으면서 우리의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심는 것도 또 하나의 큰 소득일 것이다. 그 파급 효과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일 것이다. 특히 자동차는 어느 모델을 주축으로 가르치느냐에 따라 나중에 해당 차종 중심의 중독된 전문가가 양성된다. 앞으로 전개되는 중국의 제2의 기회를 중심으로 산학연관이 함께해 이 기회를 잡았으면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