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AFP=연합뉴스) 미국은 16일 러시아가 이라크 전후 복구에 참여하는것은 환영하지만 러시아가 이라크에 대한 채권을 탕감하는 조건으로 기존 석유 계약의 기득권을 보장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베시보 주러시아 미대사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근본적인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전후 이라크 복구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이라크 평화유지활동 참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베시보 대사는 그러나 러시아가 독일 및 프랑스와 함께 끈질기게 요구해온 이라크 전후 복구와 관련한 유엔의 역할에 대해서는 "유엔이 중요한 역할은 수행할 수있으나 중추가 될 수는 없다는 방침은 불변"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유엔의 역할에 대해 안보리 이사국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아테네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만난 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이라크 전후 복구에 대한 "유엔의 향후 역할을 놓고 안보리 전 이사국이 참여하는 회동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시보 대사는 그러나 미 국방부의 폴 올포위츠 부(副)장관이 지난주 러시아,프랑스 및 독일이 이라크 부채를 탕감할 경우 전후 이라크 복구시장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베시보 대사는 "채무와 석유 부문을 포함한 이라크 재건 문제는 별개 사안"이라면서 "이것이 결코 연계돼서는 안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라크에 대해 80억달러의 외채를 갖고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프랑스 및 독일 정상들과 회동해 러시아가 오는 6월의 선진 7개국과 러시아(G8)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의 입장에 대해 러시아 내에서도 반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러시아 석유 대기업 루코일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정권과 막대한 석유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베시보 대사는 이라크가 외국 기업들과 이미 체결한 계약들이 "사안 별로 검토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이라크와 체결된) 많은 (외국 기업의) 계약들이 여전히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와 시리아 관계에 언급해 "이라크 전쟁 이후의 역내 안정에 시리아가 협조하도록 러시아가 영향력을 행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시보 대사는 또 러시아가 이라크 평화유지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면서 북대서 양조약기구(나토)와 보조를 맞추거나 아니면 다른 형태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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