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마리 나비가 하늘을 날다 꽃잎이 됐다.

서양난의 일종인 팔레노프시스.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꽃이 나비를 닮아 붙여진 호접란으로 더 유명하다.

3천305.8㎡(1천 평) 규모의 온실을 자랑하는 윤미농원(파주시 소재).
선명한 꽃잎을 자랑하는 호접란들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청초하게 피어 있는 이곳에서 28살의 난 전문가 임윤재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 화원도 전문가 시대
“화원도 이제는 전문화 시대입니다. 어중간하게 운영해서는 경쟁에서 살아나기 힘듭니다.”
윤미농원의 임윤재 대표는 화원 운영에 있어 전문적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꽃을 재배하는 부모님을 보고 자랐다”며 “부모님이 하시는 일을 더 전문적으로 도와드리고 싶어 한국농업대학교 화훼과에 진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이어 “어중간하게 대학 나오는 것보다 화원을 운영하더라도 전문적인 기술이 필수라고 생각했다”며 “나의 결정을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동의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하고 싶었던 일을 더욱 전문적으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러한 임 대표의 성공에 대한 확고한 의지는 난에 대한 남다른 품질로 이어지고 있다.

 # 남과 달라야 한다
임윤재 대표의 농원은 국내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10m 온실로 돼 있다.

임 대표는 “10m 온실은 일반 온실보다 그 규모가 커서 보조장치가 더 많이 들어간다”며 “하지만 그만큼 활용도가 더 커서 10m 온실로 농원을 꾸몄다”고 말했다.

초기 비용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앞으로의 화원 운영을 위해서는 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임 대표의 설명이다.

또 임 대표는 난의 출하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특별하게 하고 있다.

   
 
임 대표는 “서양난은 꽃도 보지만 잎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출하할 때 잎을 보호하기 위해 박스 포장을 따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하나 박스 포장을 따로 해야 하는 만큼 노동력은 두 배로 들었다. 하지만 임 대표는 이것이 남과 다른 차별화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그냥 출하하면 당연히 일을 편하다”며 “하지만 출하하기 전에 한 번 더 손질을 하고 한 번 더 포장을 하면 그만큼 경매장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 호접란하면 윤미농원이 떠오를 수 있도록 품질에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임 대표는 그 자신감을 위해 하루에도 수십 번이고 꽃들을 살펴본다.

 # 애정, 가장 큰 영양분
임 대표는 화원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을 시간적 여유라고 밝혔다.

임 대표는 “고등학교 때부터 부모님 일을 도와드려 특별히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없었다”며 “일이 힘들거나 어려운 것은 없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꽃이다 보니 수분과 햇빛에 굉장히 예민했다.

조금이라도 수분과 햇빛에 소홀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꽃에서 나타났다.

임 대표는 “물을 줄 때도 스프링클러로 한꺼번에 주지 않는다”며 “10만 개의 화분에 일일이 손으로 물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이어 “스프링클러로 물을 주면 일은 편하겠지만 잎이 겹치는 부분의 경우 물이 닿지 않아 말라 죽을 수 있다”며 “하나하나 직접 줘야 물 양도 일정하게 맞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10만 개의 화분에 하나하나 물을 주다보면 물 주기만 4일이 걸린다. 하지만 이렇게 정성을 기울여야만 꽃이 잘 자란다고 임 대표는 강조했다.

 # 브랜드 가치를 키워라
대를 이어 농원을 운영한 지 20년. 윤미농원의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임 대표는 “남들보다 조금 더 손질하고 조금 더 신경쓰면 그것이 다 평판으로 돌아온다”며 “이런 모든 행동이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 집 물건 참 괜찮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는 임 대표.
그는 ‘품질’이 곧 ‘평판’이고, ‘평판’이 곧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품질에 신경쓰기 위해 가족끼리 농원을 운영하고 있다”며 “잘못해 등급 낮은 난이 경매시장에 가게 되면 100% 나쁜 평판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자기 일처럼 품질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임 대표는 어린 난은 아무리 출하량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절대 출하하지 않는다.

임 대표는 “윤미농원의 난은 60% 정도 꽃이 피었을 때 출하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며 “어린 난을 그냥 출하하면 확실히 꽃이 피는 기간에서 차이가 생긴다”고 말했다.

어느 시기까지 관리가 잘 된 난의 경우 100일 정도 꽃이 피어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난의 경우 50일밖에 꽃이 피어 있지 않는다고 임 대표는 설명했다.

임 대표는 “농장에서 온도와 햇빛, 수분 등 철저하게 관리를 받은 난이 꽃도 예쁘고 오래 피어 있는다”며 “빨리빨리 출하하면 일은 당연히 편하겠지만 고객들이 가장 예쁜 모습을 오래 볼 수 있도록 그 시기를 맞춰서 출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과 다른 자신만의 고집으로 농원의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있는 임윤재 대표. 그의 남다른 고집이 우리 농업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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