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1, 2
저자 한소진. 해냄 출판. 1권 248쪽·2권 244쪽. 각 권 1만 원.
“선덕여왕의 파란만장한 이야기에는 모든 여성들의 가슴에 잠재된 희망이 담겨 있다. 어떻게 하면 오늘날 여자로서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천오백 년 전 그녀들의 이야기 속에 숨겨진 아픔과 절망을 되짚고 그 끝에서 발견되는 희망을 그려보고자 노력했다.”
‘화랑세기’ 연구가로 국문학자이자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한소진 씨가 천오백 년 역사 저편에 숨겨져 있던 최초의 여성 임금, 선덕여왕을 주제로 장편소설을 펴냈다.
저자는 ‘선덕공주가 점점 자라자 용봉의 자태와 태양의 위용은 왕위를 이을만하였다’라고 기록한 ‘화랑세기’를 바탕으로 ‘삼국유사’, ‘삼국사기’의 내용과 상상력을 더했다.
소설 속 선덕여왕은 암투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지혜롭게 처신, 자신의 입지를 만들어 가는 꿋꿋하고 당찬 여성으로 묘사된다.
이야기의 배경은 신라 제24대 진흥왕, 제25대 진지왕, 제26대 진평왕의 색공(色供, 왕께 몸을 바치는 여인)이었던 미실과 결탁해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도태후 진영과 후계 문제로 남편인 진평왕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마야왕후의 진영이 팽팽히 대립하던 시절.
소설은 진평왕의 둘째로 태어나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커가던 덕만공주(훗날 선덕여왕)가 백성을 사랑하는 어진 임금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
덕만공주는 부패한 권력과 손잡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제 폐위된 진지왕의 흔적을 발견해 나가는 한편, 차근차근 세상과의 정면승부를 준비해 나간다. 덕만공주의 이러한 모습은 사랑과 욕정에 휘둘리는 궁중의 뭇 여인들과 비교되며 흥미를 돋운다.
특히 저자는 대홍수를 대비한 첨성대 건립, 당과의 전쟁에서 유용하게 발휘된 용인술 그리고 진덕여왕이라는 또 다른 여성왕의 추대 등에 주목하며 외국어와 풍수지리에 능한 선덕여왕의 진취적인 활약을 형상화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역사 속 인물들도 흥미롭다. 김용수와 김용춘, 김유신과 김춘추를 주축으로 설화 속 인물인 도화녀, 비형랑, 길달 등이 어우러져 역사와 픽션의 간극을 뛰어넘는다.
무엇보다 ‘선덕여왕’은 여성의 최고의 자리를 질적으로 변화시킨 선덕의 승부수, 활달하고 빠른 전개, 다양한 인물 관계의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저자 한소진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선덕여왕 50부작 영상스토리 개발(2006)’에 참여했으며, 같은 해 ‘선덕여왕 콘텐츠에 있어서의 화랑세기의 영향력’을 제목으로 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낭만제주(그녀와 산책하는)

   
 

저자 임우석. 링거스그룹. 308쪽. 1만3천800원.
연인과 함께 3년여 동안 제주 곳곳을 여행하며 찾아낸 낭만의 장소, 숨겨진 비경과 산책로 그리고 연인과의 달콤한 여행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들려주는 책이다.
여전히 남아 있는 초가집과 돌담, 옹색하지 않게 넉넉하게 잘 빠진 진짜 올레길, 여전히 마소를 막아주는 정낭, 오리지널 벅수머리에 이르기까지 생활 속에서 만나는 제주의 속살 깊은 장소들이 담겨 있다. 책은 작은 마을 이야기, 산과 바다 이야기, 공간산책 이야기 등 총 3장으로 구성돼 있다. 1부 작은 마을 이야기에서는 진짜 제주를 만날 수 있는 작은 마을들을 소개하고, 2부 산과 바다 이야기에서는 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에 더없이 적합한 제주의 모습을 소개한다. 마지막 3장에서는 길을 가다 시선이 멈추는 제주의 아름다운 공간을 담아냈다.

아듀

   
 

저자 엠마뉘엘 수녀. 오래된미래. 537쪽. 1만6천500원.
고통받는 전 세계 어린이들과 빈민들 곁에서 함께 한 엠마뉘엘 수녀의 삶이 담긴 에세이.
엠마뉘엘 수녀는 지난해 10월, 100세의 문턱에서 세상을 떠났다. ‘아듀’는 그녀가 20여 년에 걸쳐서 쓴 책으로 자신의 약점과 실패, 내면의 투쟁 등을 포장없이 고백한다.

누구에게나 습관처럼 반말을 하고, 자신의 약함을 결코 감추지 않고 드러내며 유머감각이 뛰어났던 그녀의 사고방식이 그대로 담겨 있다.
책은 행동하는 여성이며, 뛰어난 웅변가였던 그녀의 여섯 살 소녀 시절부터 100살 노부인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를 통해 그녀는 사춘기 시절 겪었던 욕망의 고통과 나이가 들어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성적 욕구를 고백하기도 한다.
또한 빈민촌 안에서 발견되는 여인의 기쁨과 쾌락 위에 서 있음에도 고통받는 서구 여성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남자심리학

   
 

저자 우종민. 리더스북 출판. 315쪽. 1만2천 원.
남자다움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
‘남자답게’라는 틀에 갇혀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한국 남자들의 현실을 조명해보고 이에 대한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저자는 의처증의 일종인 ‘오셀로 증후군’ 벗어나기, 자신만을 위한 취미활동, 예스맨 탈출, 틀어진 관계 바로잡기 등 7가지 방법을 담았다. 특히 저자는 무엇보다 과도한 책임감의 굴레로부터의 해방과 유연한 사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인지행동기법’을 통해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과 ‘시선 마주치기, 정면대결 피하기’ 등 공격형 상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기술 등 유용한 팁을 담았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멘탈 피트니스(Mental Fitness) 프로그램을 개발, 직장인 스트레스 관리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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