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 파고를 수출로 넘는다.’
강화군을 비롯한 인천지역의 농가들이 1차 산업인 농업을 2·3차 산업과 연계,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강화배’, ‘남동하나로배’, ‘미추홀 한 김치’, ‘신비디움’, ‘강화인삼’…. 인천지역에서 생산돼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자랑스러운 농식품들이다.
강화인삼 품질이 좋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과실류, 화훼류, 건강식품, 주류, 가공식품 등 새로운 품목을 발굴해 외국인의 입맛과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인천시는 블루오션 창출을 위한 ‘농식품 수출 산업화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2012년 1천만 달러 수출 목표를 세우고 있다.

 # 인천지역의 농식품 수출 실적과 유망 품목

   
 

▶배=‘강화배’와 ‘하나로배’ 등 강화지역과 남동구 일원에서 생산된 배가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했다. 강화지역의 배 재배농가는 70여 가구. 지난해 이 중 20여 농가의 상품 약 80t이 타이완으로 수출됐다. 주품종은 신고이며 생산품의 약 60%가 수출됐다. 다만, 200t 이상이 돼야 독자 브랜드로 인정을 받기 때문에 ‘대한민국 배’로 나갔다.

강화수출작목반의 민철홍 씨는 “강화지역은 토질이 비옥하고 기후가 알맞아 배의 수분함량이 많고 당도가 높은 것”이라면서 “타이완에서 반응이 좋아 올해 150t 수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화훼류 중 난 종류인 ‘심비디움’과 ‘동양신비’도 2006년부터 수출되기 시작해 2008년 30만 달러 이상 중국으로 수출됐다. 인천에서 이렇게 난 종류를 수출하는 업체는 계양구의 단 4곳. 한국화훼조합을 통해 ‘K플라워’라는 브랜드로 수출된다.

계양난연구회 편무길 씨는 “수출에 맞는 품종을 찾다가 심비디움을 재배하게 됐다”면서 “60%는 수출하고 나머지도 경매를 거쳐 공급하는 등 국내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삼=강화군의 인삼은 전통적인 수출 효자품목. 400여 농가가 160㏊에서 재배하는 인삼 제품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를 비롯해 중국, 일본, 타이완,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집에 돌아갈 때 선물로 가져가면서 그 명성이 동남아 지역까지 널리 알려졌다. 인삼 수출 덕에 강화지역 재배 농장과 가공시설은 관광코스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홍산닷컴 이강효 부장은 “홍삼을 위주로 지난해에만 5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면서 “인삼 제품은 내수가 80%로 국내 경쟁이 치열하지만 최근 부각한 동남아 지역을 공략하는 등 수출 비중을 높여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치=김치류도 인천시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식품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미추홀 한 김치’란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고 우리나라 음식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엄선된 국산 재료로 만든 명품 김치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지난해 인천지역의 김치 제조업체들은 약 1.8t, 2천여만 달러 어치를 중국에 수출했다.

농가식품 김치은 대표는 “김치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주=최근 건강식품으로 주목을 받는 전통주도 일본으로 수출된다. 청정지역 강화의 지하 암반수를 사용해 전통 술 제조 기법으로 빚은 막걸리가 일본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찬우물 최진순 대표는 “쌀을 비롯해 인삼, 순무, 약쑥 등 건강에 좋은 식품을 이용해 만든 막걸리가 웰빙식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수출이 호조를 보여 올해 10만 병은 무난히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낙관했다.

그 외 강화도에서 유일한 단무지 생산·가공업체인 진안종합식품은 단일 품목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해 지난해에만 70만 달러 이상을 수출했으며, 순무와 약쑥으로 가공품을 만드는 순무골은 독일로 수출한다.

 # 수출 유망 품목 발굴 및 맞춤형 지원사업

인천시는 FTA에 전력을 다하는 등 세계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정부 방침에 따른 농업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오히려 농업 범위를 식품산업, 수출 등 2·3차 산업으로 확장해 농업을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농수산물유통공사와 함께 지역 농가의 수출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각종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먼저 시는 배, 난, 인삼제품, 약쑥제품, 순무제품, 연식품, 김치류, 오가피주, 칠선주, 천년애주, 찬우물 탁주 등 수출 유망 품목 12종을 선정, 올해 시비 2억5천여만 원을 포함한 총 6억7천여만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세부 투자계획을 보면 농식품 수출유망품목 물류비 지원 7천500만 원, 수출 농식품 포장재 지원(군·구비 포함) 1억8천만 원, 농식품 생산 및 가공업체 시설 개선(군·구비 포함) 1억2천만 원, 국내·외 식품박람회 참가 지원 5천만 원, 인천 김치 명품화 사업 4억8천만 원 등이다.

이 외에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오는 7월 중 10여 개 업체가 참여하는 판촉행사를 중국 톈진(天津)에서 개최할 예정이며 수출 컨설팅, 자금 지원, 바이어 알선 등을 통해 전국에서 최하위권이었던 농식품 수출 지원을 차츰 확대할 계획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송기한 지사장 인터뷰

   
 

“지역 농민을 위한 해외 농가 견학과 바이어 초청, 교육 등을 통해 지역 농산물을 상품화하고 수출하기 위한 눈높이를 맞추는 작업을 지난 10여 년간 해 왔습니다. 지난 1년의 결실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농식품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송기한 인천지사장은 시작 단계인 지역의 농식품 산업을 무척 밝게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배가 풍작으로 국내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서도 ‘강화배’와 ‘남동하나로배’가 수출로 눈을 돌려 타이완에 처음 수출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1차 산업은 원가 부담이 적고 수익률이 높아 농가가 수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면 적극적으로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송 지사장은 “쌀 수요의 감소로 논농사보다는 가능성 있는 품목으로 전환해보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지역 농식품이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자금, 물류비, 수출컨설팅 등을 통한 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인천 경제통상국 농식품유통과 이현용 과장 인터뷰

   
 

“그 동안 농산물은 주로 수입하는 품목이라고 인식돼 있었지만 이젠 외화를 획득하고 농가의 소득을 올리는 효자품목이 됐습니다. 더 많은 지역의 농가들이 참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인천시 경제통상국 농식품유통과 이현용 과장은 1차 산업인 농업을 2·3차 산업과 연계한 ‘농식품 산업’으로 확대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지난해 전통발효식품인 인천김치를 명품화하기 위해 1억6천만 원의 사업비를 투자, 규격 포장재 제작 지원과 지역의 공동 브랜드인 ‘미추홀 한 김치’를 개발하는 등 농식품 수출에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 과장은 “인천은 공항과 항만 등 수출 물류 인프라를 갖춰 최적의 수출 여건을 갖춘 데다가 최근 중국 농식품 안정성에 대한 불신의 확산으로 인천김치 등 국내 농식품의 인지도가 향상될 것”이라면서 “수출에 관심이 있는 농업인과 가공 수출업체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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