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저자 장영희. 샘터사. 236쪽. 1만1천 원.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고, 나는 지금 내 생활에서 그것이 진정 기적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난 이 책이 오롯이 기적의 책이 됐으면 한다.(프롤로그 중)”
소아마비로 인한 1급 장애와 3차례의 암 투병을 견뎌내면서도 강단 복귀와 왕성한 집필 활동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긴 고(故) 장영희 서강대 영문과 교수. 그의 5번째 에세이이자 유작이 된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 출간됐다.
책은 고인이 지난 2002년부터 한 월간지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으로 순탄치 않았던 그의 생애 마지막 9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94년 작고한 서울대 명예교수(영문학) 장왕록 박사의 딸로 태어난 고인은 생후 1년 만에 찾아온 소아마비로 평생을 목발과 함께 했다.
장애인에게 한없이 불친절한 세상이었지만 그는 그의 말대로 ‘저벅저벅 당당하고 큰 걸음’으로 세상을 헤치고 나가 결국 모교 강당에 섰다. 하지만 지난 2001년 유방암, 3년 뒤 척추암 선고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암이 또다시 간으로 전이됐다.
이 와중에도 고인은 제자들을 위한 열정으로 강단에 다시 서고, 또 에세이집 ‘문학의 숲을 거닐다’ 등을 내놓으면서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내 인생에 넘어지기를 수십 번, 남보다 조금 더 무거운 짐을 지고 있기에 좀 더 자주 넘어졌다. 하지만 신은 다시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넘어뜨린다고 나는 믿는다. 넘어질 때마다 나는 번번이 죽을힘을 다해 일어났다.(‘문학의 숲을 거닐다’ 중)”
이런 그의 마지막 작품이기에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좀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책은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부터 그가 제자들에게 전하는 조언, 투병 중에도 행복의 끈을 놓지 않는 그의 모습이 담겨 있다. 39편의 글 모두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체취와 감상들로 가득하다.
특히 그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의 위대한 힘을 믿었다. 물이 자꾸 차 올라오는데, 작은 섬 꼭대기에 앉아서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눈먼 소녀 이야기를 하는 대목에서 그는 “희망의 노래를 부르든 안 부르든 어차피 물은 차오를 것이고, 그럴 바엔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낫다”며 희망은 운명도 뒤바꿀 수 있을 만큼 위대하다고 말한다.
장 교수는 지난 4월 말 병상에서 손수 마지막 교정까지 봤을 정도로 신경을 썼지만, 인쇄를 마치고 첫 책이 나온 5월 8일엔 이미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끝내 마지막 책은 손에 쥐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살아온 기적’이, 독자들이 ‘살아갈 기적’이 됐으면 했던 그의 바람은 이미 독자들의 마음속에 봄꽃처럼 활짝 피어나고 있다. 
 

달나라 도둑

   
 

저자 김주영. 비채 출판. 231쪽. 1만 원. 
따뜻한 위로와 행복을 전하는 김주영의 상상우화집. 길, 소년과 소녀, 이야기, 인생, 꿈 등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뤄 온 다섯 가지 화두를 중심으로 62가지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엉뚱하면서도 가슴 찡한 이야기들을 통해 다양한 좌절의 상황을 보여줌과 동시에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희망을 선사한다.

번잡한 집단생활을 떠나 조용한 삶을 꿈꿨지만 소통의 단절을 겪는 장미와 늑대의 이야기 ‘장미와 늑대’, 병석에서 오직 바다를 꿈꾸다 한 마리 돌고래가 된 소년의 이야기 ‘바다가 보내준 선물’, 정원과 집을 온통 꽃밭으로 장식하다 결국 ‘꽃 감옥’에 갇힌 가족의 이야기 ‘사랑하던 꽃에 갇히다’ 등을 만날 수 있다.

 

카네기 인생과 직업 
저자 데일 카네기. 씨앗을뿌리는사람. 270쪽. 1만2천 원.

   
 

일과 인생에 대한 지혜를 집대성한 책. 저자가 쓴 두 권의 베스트셀러 ‘카네기 인간관계론’과 ‘카네기 행복론’에 담긴 에피소드를 토대로 인생과 직장 생활을 생기 있고 행복한 시간으로 채우는 비결에 대해 알려준다.

본문은 크게 4장으로 나눠져 있으며, 각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일에 열정을 가져라,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라’처럼 핵심을 꿰뚫는 명쾌한 원칙들이 담겨져 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작곡가인 어빙 벌린의 이야기부터 작가 홀 케인, 영국의 수상이었던 로이드 조지, 찰리 채플린에 이르기까지 생동감 넘치는 사례들을 곳곳에 수록, 독자들로 하여금 저자가 전하는 원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대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 
저자 허병민. 흐름출판. 208쪽. 1만 원.

   
 

스펙을 높이는 데 급급한 20대에게 진정한 성공을 안내는 책. 상상력 컨설턴트이자 문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 잘하는 것, 의미를 두는 것’을 자신 안에 갖춰 놓아야만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본문은 ‘남의 인생과 성공사례 모방하거나 표절하지 않기, 자신만의 생각의 틀 갖추기, 실패를 받아들이되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분석해두기’ 등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성공 공식들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핵심 강점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세계를 주름잡는 리더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실어 인재의 조건과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내 심장을 쏴라 

   
 

저자 정유정. 은행나무. 346쪽. 1만1천 원.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정유정의 장편소설. 정신병원을 무대로 운명에 맞서 새로운 인생을 향해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는 두 남자의 치열한 분투기를 그린 작품이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폐쇄적 인간인 수명. 6년에 걸쳐 입원과 퇴원을 거듭해온 ‘정신분열증 분야의 베테랑’인 수명은 퇴원 일주일 만에 수리 희망병원에 강제 입원하게 된다.
망막세포변성증으로 비행을 금지 당한 패러글라이딩 조종사 승민은 시력을 잃어가는 와중에 가족의 유산 싸움에 휘말려 납치된 신세. 마지막 비행을 하고 싶어 하는 승민은 탈출을 시도한다. 작가는 폭넓은 취재를 바탕으로 현장의 리얼리티를 생생하게 살렸으며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문체, 곳곳에 배치된 블랙 유머가 돋보인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