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언라이(UN도 감동한 위대한 지도자)
저자 김상문. 아름다운사람들. 300쪽. 1만5천 원.
중국 공산당 총리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사망한 1976년 1월 8일, UN은 이례적으로 조기를 내걸었다. UN 설립 이래 많은 나라의 원수들이 서거했지만 조기를 게양한 적이 한 차례도 없었을 뿐더러, 당시 동서냉전의 험악한 분위기를 고려할 때도 이는 꽤나 파격적인 조치였다.
당시 UN사무총장이었던 쿠르트 발트하임은 조기 게양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중국은 문명고국으로 금은재화가 부지기수이지만 저우언라이 총리는 생전 한 푼의 저축도 없었습니다. 또 중국의 인구가 세계 인구의 ¼을 차지하지만 그에게는 한 명의 자식도 없었습니다. 앞으로 어느 나라 원수든 이 중 한 가지 요건에만 부합돼도 UN은 조기를 게양할 것입니다.”
마오쩌둥(毛澤東)을 도와 중국혁명을 이끌고, 27년간 총리직을 맡아 오늘날의 중국을 만드는 데 밑거름을 놓은 저우언라이(1898~1976). 그는 중국의 외교관으로 활동하면서 중국인들뿐만 아니라 이념과 이데올로기를 달리하는 세계인들에게서도 존경을 받은 인물이다.
저우언라이는 평생을 청렴과 근면, 정직을 바탕으로 살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옷을 수없이 기워 입는가 하면 손님 대접은 꼭 자신의 월급으로, 임종을 목전에 두고서도 “내 장례식 때문에 베이징에 오려는 친척들은 단돈 1원도 정부에서 지원받지 말라”고 당부한 일화도 전해진다. 또 죽기 전 2년여간의 병실 생활에서도 수없는 회의와 손님 접견 등으로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다.
중국인들이 그를 존경하는 이유는 이 때문만은 아니다. 마오쩌둥이 중국 지도자로서 용장이라면 저우언라이는 덕장이었다. 그는 자신의 명예가 아닌 국가의 미래를 위해 자신보다 당 서열이 낮았던 마오쩌둥을 1인자로 올리며 2인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마오쩌둥의 불 같은 성격을 인민과 소통하도록 도왔으며, 그 오류와 책임까지 떠안았다.
이를 두고 당시 적대국이었던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그를 이렇게 평가했다. “마오쩌둥이 없었다면 중국의 혁명은 결코 불붙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저우언라이가 없었다면 그 불은 재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라고.
평전 ‘저우언라이’를 집필한 김상문(57)인광기업 회장은 사업차 중국을 10여 년 동안 오가며 오늘날 중국의 눈부신 발전 뒤에 중국인민의 정신적 지도자 저우언라이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회장은 그 후 중국을 오가며 현지에서 수많은 자료를 수집, 저우언라이의 어린 시절부터 죽음의 순간까지 남달랐던 삶과 정치를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특히 생전의 모습이 담긴 사진자료와 당시 중국의 주요 인물들을 따로 소개한 주요인물소개는 학습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유용성이 있다.
김 회장은 “인민과 국가를 위해 진정한 충성을 바친 저우언라이는 너무나 부러운 21세기형 리더”라며 “이 책은 그가 가진 지도자로서의 도덕적 품격과 인품을 담은 평전인 동시에 한국에서도 저우언라이와 같은 인물이 나오길 바라는 나의 바람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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