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서아 가비
저자 김탁환. 살림 출판. 254쪽. 1만 원.
1890년 무렵 처음 국내에 들어와 ‘가배차’, ‘가비차’, ‘양탕국’ 등으로 불린 커피.
당시 고종은 아관파천 때 러시아 공사 베베르의 처형인 독일계 러시아인 손탁의 권유로 처음 커피를 접한 후 수시로 이를 즐겼다고 하는데, 바로 이 커피 때문에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 동안 방대한 역사 지식과 탁월한 스토리텔링으로 ‘불멸의 이순신’, ‘나, 황진이’, ‘열하광인’ 등의 역사 팩션을 선보여 온 소설가 김탁환은 고종 독살 음모사건을 모티브로 한 신작 장편 ‘노서아 가비’를 펴냈다.
‘노서아 가비’는 ‘러시아 커피’를 지칭하는 옛말로, 여기서 작가는 희대의 여성 사기꾼이자 고종황제의 모닝커피를 내리며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가 된 ‘따나’라는 매력적인 여주인공을 앞세워 유쾌한 역사소설을 완성했다.
역관의 딸로 태어난 따냐는 아버지가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후 열아홉 나이에 홀로 러시아로 간다. 그곳에서 따냐는 그림 위조 사기꾼과 손잡고 가짜 그림을 팔아치우기도 하고 사기단에 속해 러시아 숲을 유럽 귀족에게 팔기도 한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사기조직 일원인 조선인 이반과 손을 잡고 민영환을 필두로 한 조선 사신들의 귀국 행렬을 습격하기로 했다가 얼떨결에 고종의 역관이 된 이반을 따라 조선으로 들어오게 된다.
따냐는 러시아 공사 베베르의 전략적인 권유로 인해 고종의 커피 시중을 맡게 되면서 외로운 황제 고종에게 연민을 갖게 되는데, 그러는 중에도 이반을 중심으로 조선의 운명을 건 거대한 음모가 진행된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숨가쁘게 진행되는 ‘노서아 가비’는 작가가 황현의 역사책 ‘매천야록’에서 고종의 커피에 아편을 넣어 독살하려 했던 역관 김홍륙의 이야기를 접하고 처음 구상했다.
작가는 “러시아 표트르 대제도 커피 중독자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근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최고위층에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이 상징적으로 의미있게 다가왔다”며 “근대를 이야기하는 데 중요한 키워드인 커피를 김홍륙의 이야기와 엮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서아 커피’는 출간 전 이미 영화 제작이 결정돼 현재 ‘접속’, ‘황진이’의 장윤현 감독에 의해 내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생각 

   
 

저자 이어령. 생각의나무. 280쪽. 1만2천 원.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새로운 사고의 전환을 도와주는 이야기를 담은 책. 저자 이어령은 13가지 이야기를 통해 사고가 틀 속에 갇혀 있음을 깨닫게 하고, 창의적이고 새로운 생각을 통한 위기 극복의 힘을 전한다. 걸프전 당시 후세인 체포 실패를 통해 깨달은 소프트 콘텐츠 정보기술의 필요성, 우물에 빠진 당나귀 이야기를 통해 바라본 불행을 행운으로 바꾸는 생각의 전환 등 우리가 깨닫지 못했던 생각들, 뒤집어 보지 못했던 생각들, 잘못된 것이라고 여겼던 생각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위험한 전략

   
 

저자 춘카 무이 외. 흐름출판. 384쪽. 1만5천 원. 
코닥, GE, IBM, 제록스, 페덱스 등 과거 25년간 750개 기업 실패 사례를 분석한 책. 각각의 실패패턴을 야기한 중요한 요인을 짚어내고, 기업이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실패패턴을 함께 정리했다. 시너지 효과에 대한 환상, 첨단 금융 기법의 덫, 변화를 거부하고 주력 사업 고수하기, 무모한 몸집 불리기 등 기업의 실패 전략 7가지를 제시한다. 또한 똑똑한 기업들조차 과거의 실패 기업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뒤늦게 실수를 깨닫게 되는 이유를 심리학과 인지행동학을 기반으로 설명했다.

 

 

 

느림보 마음 

   
 

저자 문태준. 마음의숲. 264쪽. 1만2천 원. 
한국 문단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문태준의 첫 산문집. 저자는 현대인들의 공허한 가슴을 희망과 여유로 채워 넣어 줄 느릿한 이야기들을 펼쳐냈다. 한 발짝 비켜서는 법, 입에 향기로운 말을 담는 법, 느릿느릿 걸어가는 법 등 시적인 언어로 그려낸 세상 구석구석의 따뜻한 이야기들이 섬세한 문체와 함께 한다. 저자의 소박한 감성은 ‘이렇게 저렇게 살아라’라고 가르치거나 자신을 뽐내며 으스대지 않는다. 대신 섬세하고 서정적인 풍경들과 함께 한 박자 쉬어가는 마음의 여유를 전한다.

 

 

 

두 개의 혼

   
 

저자 추성훈. 위즈덤하우스. 303쪽. 1만3천 원.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국적과 피를 나눠 가진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의 삶을 다룬 책. 추성훈은 한국과 일본에서 유도 국가대표로 활약하다 2004년 프로격투기 선수로 전향해 챔피언에 올랐다. 국적 갈등의 아픔을 딛고 스포츠 스타이자 엔터테이너로 도약한 그는 치열하면서도 드라마틱했던 자신의 인생을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의 좌절에 대한 심정과 부모가 들려주는 아들에 대한 고백을 통해 추성훈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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