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에 자전거 바람이 불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부의 기조에 맞춘 사업 추진이라지만 이 정도면 가히 정부를 넘어서고 있는 열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천세계도시축전에서는 ‘자전거엑스포’가 개최된다 하고, ‘자전거축전’이라는 이름으로 인천의 10개 구·군 및 공공기관, 민간기업에서까지 자전거 사랑에 열을 올리고 있어 그야말로 자전거가 ‘물 만난 고기’가 됐다.

언제부터 인천이 이렇게 자전거에 흠뻑 취했는지 가늠하기는 힘들어도 지금 인천에서 불고 있는 자전거 열풍은 단연 전국 제일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올 초부터 자전거천국, 자전거공화국, 자전거도시 등 수많은 슬로건을 내걸고 자전거 이용 활성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인천시의 ‘자전거사랑’을 들여다봤다.

 
 # ‘자전거 천국’으로 가려면 천국 가는 길부터 잘 닦아야 한다

인천시는 올해부터 2013년까지 5년간 2천500여억 원을 투입해 총연장 320㎞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건설한다.

이번 프로젝트엔 자전거 전용도로뿐만 아닌 공공자전거제, 자전거공원 및 문화센터 등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특히 시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다각적인 자전거 인프라 구축을 시행,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시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는 ▶자전거도로(1천650억 원) ▶공공자전거제(552억 원) ▶자전거공원 및 문화센터(70억 원) ▶자전거 주차시설(87억 원) ▶도심형 자전거 개발 및 보급(70억 원) ▶자전거 환승 할인(98억 원) 등을 주요 뼈대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는 특히 자전거 문화 활성화의 중심을 이루고 공공자전거 중앙관리센터, 자전거 역사박물관, 자전거 지도자 교육 등으로 꾸려질 자전거공원을 상징축으로 삼을 계획이다.

자전거공원은 2014 아시안게임 볼링경기장으로 연수구 선학동에 조성될 선학경기장 내부에 자리할 전망이다.

이연창 인천시 도로과장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 사업은 자전거 환승할인제, 자전거 이용 등하교 지원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여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길 찾은 당신, 신명나게 자전거 페달을 밟아라

   
 

인천시는 본청을 비롯해 10개 구·군 및 민간단체와 함께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기념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미 지난 4월 치러진 대한민국 자전거축전을 시작으로 다음 달에는 문학경기장에서 중앙부처와 공동으로 자전거축전 퍼레이드가 개최된다.

시는 또, 9월에는 인천대교 개통에 맞춰 2009 인천 바이크 엑스포 행사를 인천시내와 인천대교에서 대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 계양구, 부평구, 남구 등은 매달 1회에 걸쳐 자전거 대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간단체인 ㈔자전거사랑전국연합 인천본부는 강화와 옹진군을 제외한 시 산하 8개 구에서 범시민 자전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홍준호 인천시 건설교통국장은 “275만 인천시민이 신명나게 자전거 페달을 밟을 수 있도록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며 “우리 시가 자전거천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시나브로, 자전거와 눈맞은 이들

   
 
▶자출사의 영원한 ‘쭌빠’ 김우용 씨=인천시 부평구 부개3동에 사는 김우용(39)씨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이른바 ‘자출족’이다.
그는 매일 아침 집에서 회사가 있는 송도국제도시까지 무려 22㎞나 되는 거리를 자전거로 달린다.

출퇴근 시간만 왕복 2시간이 훌쩍 넘지만 이미 그에게 자전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의 일부가 돼 버렸다.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해 오던 그가 자전거 페달을 밟게 된 것은 4년 전 이맘때부터.
처음엔 운동을 위해 시작했지만 점점 자전거에 매력을 느껴 출퇴근에도 이용하게 됐고, 이제는 부인과 아들까지 함께 타게 됐다.
그 사이 90㎏이 넘던 그의 몸무게는 76㎏으로 줄었다.

이 뿐만 아니라 그는 인터넷 동호회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cafe.naver.com/bikecity)’에서도 그의 아들 이름을 딴 ‘쭌빠(준이 아빠)’라는 별칭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는 전국의 자출족들이 모두 모이는 이곳에서 인천지역 자출족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코스를 맞춰 단체로 자전거를 타는 ‘바이크 버스’까지 주도하는 열혈 회원이다.
자전거 출퇴근의 매력에 대해 묻자 “타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고 단언하는 그는 “처음엔 힘들었지만 이제는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몸이 찌뿌듯해 견딜 수가 없을 정도”라며 “재미있는 것은 물론 건강에도 좋아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청 자전거동호회(ICBC·cafe.naver.com/incheonbikeclub.cafe)=자전거가 좋아 자전거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 사람들이 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자전거를 탄다’는 의미인 이른바 라이딩(Riding)을 만끽하기 위해 뭉친 이들은 다름아닌 인천시 공무원들로 구성된 ‘인천시청 자전거동호회(ICBC)’.
이들 대부분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소위 ‘자출족’이다.

   
 

자전거를 워낙 좋아해 몇 해 전부터 삼삼오오 라이딩이 좋은 곳으로 자전거 소풍을 떠난 것이 계기가 돼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몇몇이 모일 것이 아니라 뜻이 맞는 자출족 동료를 한데 모아 정식 동호회를 출범하자는 바람이 빛을 본 것.
그렇게 ICBC는 지난 4월 정식 모임을 갖고 회원 수 31명의 소수 정예로 현재까지 자전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ICBC의 단골 라이딩 장소는 연수구 연수동 체육공원에서 소래생태공원과 물왕저수지를 잇는 구간이다.

ICBC는 앞으로 강화도를 비롯한 영종도, 시도, 신도, 영흥도, 고양 행주산성 등으로 라이딩을 떠날 계획이다.

유경태 ICBC 초대 회장은 “초보자라고 할지라도 우리 동호회에서는 그에 걸맞게 맞춤 코스를 추천, 실력자든 초보자든 함께 라이딩을 즐기는 것을 가장 큰 미덕으로 삼고 있다”며 “자전거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라이딩의 매력에 흠뻑 취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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