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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어나는 후원요청, 줄어드는 후원신청
# 8살 혜성(가명)이는 쪽방촌에 위치한 월세 15만 원의 낡은 건물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고 있다. 아빠는 혜성이가 3살이 된 이후로는 연락조차 되질 않고, 엄마는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은 혜성이로 인해 맘 편히 나가 돈을 벌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유난히 춥게만 느껴졌던 지난 겨울에는 엄마와 혜성이 모두 동상에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밀린 방세나 찬 없는 식사가 아닌 혜성이의 시급한 치료다. 4살 때 장애판정을 받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탓에 혜성이는 지금 입 주위의 근육마저 굳어버렸다.
# 9살 준호(가명)는 엄마가 돈을 벌겠다고 떠난 뒤 외할머니와 함께 임시로 외작은할머니 집에서 기거하고 있다. 엄마는 연락이 두절된 지 오래고, 형편이 좋지 않은 외작은할머니 집에서 얼마나 더 머물 수 있을지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올해 77세인 외할머니는 준호에게 제대로 된 반찬이라도 먹이겠다며 박스 포장 일을 하다 허리병이 도져 보행마저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 가리는 것 없이 잘 먹고 친구들도 많은 준호지만 몸져누운 할머니가 불쌍하거나 엄마가 보고 싶은 날에는 여지없이 눈물을 훔친다.
혜성이와 준호처럼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지역의 아동들은 2천213명(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 사례관리 아동기준, 2009년 2분기 집계)에 이른다.
이 중에는 부모 없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소년소녀가정과 부모 중 한 명과 어려운 생활을 이어나가는 한부모 가정, 부모가 아이를 양육할 수 없어 친척 혹은 다른 가정에서 아이들을 맡아 보호하는 위탁가정의 아이들이 속해 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을 후원하는 후원자 수는 1천750명(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 후원자 기준, 동 기간 집계).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들에 비해 턱없이 작은 숫자다.
특히 지난해 연말에는 급격히 나빠진 경기로 인해 아이들의 후원요청이 쏟아진 반면, 후원자 수와 후원금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평균 3만 원 미만의 후원금을 받아 생계에 보탰던 아이들에게 전해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는 후원문의가 많았음에도 지난해 말부터 시작해 되레 기존 후원을 중단하겠다는 연락이 더 많다”면서 “현재는 후원을 요청하는 아이들을 대기 순위에 올려놓고 뜻있는 후원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작은 시작
지난 7월 1일 몇 차례 의사 타진을 통해 ‘2009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만들기’ 공동캠페인에 참여키로 한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와 기호일보, 인천시교육청, 인천상공회의소, 인천경영자총협회는 기호일보 대회의실에 모여 협약식을 가졌다.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이 자리에서 심형래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장, 한창원 기호일보 사장, 권진수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 김광식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김현숙 인천경영자총협회장 등 각 단체 대표들은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히는 한편, 캠페인의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이들 참여단체들의 목표는 두 가지. 앞장서 캠페인을 주도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관·단체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이와 함께 지역의 기부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단체는 직원들의 캠페인 동참은 물론, 릴레이 결연과 연말모금 등을 통해 후원자 모집에 나선다. 여기서 기호일보는 신문지면을 통한 캠페인 홍보와 사회지도층 인사 추천을, 인천시교육청은 직원들의 캠페인 동참과 지역 내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캠페인 홍보를 펼칠 예정이다. 또 인천상공회의소와 인천경영자총협회는 직원들 및 기업 회원사의 캠페인 참여 독려로 힘을 보태기로 했다.
◇ 웃음을 잃은 아이들에게 손 내밀기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를 통해 지역의 아이들을 후원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후원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 후원금액(월 1만~10만 원)을 조정하고, 정기후원이 어렵다면 일시후원을 선택할 수 있다. 또 봉사활동, 물품 기부 등 사회공헌의 뜻이 있는 기업과 단체는 재단을 통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단순 금액 후원보다는 아이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싶은 후원자들을 위한 결연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현재도 후원자 중 1천400여 명이 결연을 통해 지원아동과 마음을 나누는 특별한 도네이션(donation)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중이다.
신청은 전화(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 ☎032-875-7010)로 가능하며, 후원자가 되면 격월로 발행되는 재단 소식지와 매년 기부금 영수증, 사업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다.
여기에 개인의 경우 소득세법 제34조 2항 제5호, 법인의 경우 조세특례제한법 제73조 제1항 제14호의 규정을 적용받아 개인은 100%, 법인은 5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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