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경찰서 수사과 지능수사팀장 박노경 경감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의 숨은 주역이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오직 수사에만 전념해 21일 경찰의 날을 앞두고 귀감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평택경찰서 수사과 지능수사팀장 박노경(51·사진)경감.
지난 4월 8일 쌍용자동차 총인원의 36%인 2천646명에 대한 구조조정안이 발표되자 5월 22일 노조는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며 공장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경찰은 쌍용차 파업과 관련, 불법 행위자 검거를 위해 평택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꾸렸다.

이에 따라 집회시위 사범을 전담하는 박 경감은 지능수사팀장으로서 수사본부의 일원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그 전에 박 경감은 작년 경감 진급과 동시에 배속된 수원서부경찰서 형사과 형사계장 시절 간암 통보를 받고 쌍용차 파업이 진행 중인 지난 4월 21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간암 시술을 받았으나 곧바로 수사본부의 임무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병원을 뛰쳐나와 수사본부에 합류했다.

그는 일상 업무도 중요하지만 휴식과 안정이 더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오직 쌍용차 파업을 막기 위해 병마와 싸우는 상황에서도 게의치 않고 오로지 수사에 나서는 것이 경찰의 본연의 의무임을 잊지 않고 매진했다.
이후 그에게 ‘휴식’이라는 단어는 머리에 사라졌다.

쌍용차 공장 노조는 옥쇄파업 중에 사제 볼트총 등으로 경찰에 대응하고 외부 세력은 불법 시위용품을 기획·제작하는 데 관여하는 등 날로 공장 점거농성은 앞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매일 거듭되는 과중한 업무로 파김치가 된 그는 수사본부에서 진행사건 및 수사채증팀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수사 대상을 선별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수면은 꿈도 꾸지 못한 채 고생하는 팀원과 함께 밤을 지새우며 동고동락을 함께 했다.

이런 과정이 5개월 동안 계속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수사 대상은 늘어났고 매일 아침과 밤에 수사본부 회의가 계속되면서 병마를 잊었다.

그의 머리에는 오직 팀장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팀원들이 자기를 믿고 따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박 경감은 “몸은 괴롭지만 경찰로서의 일이 있고 나만 아프다는 핑계로 동료에게 피해를 줄 수 없었다. 내가 하면 동료들도 따라온다는 생각에 병마를 잊고 업무에 치중했다”며 “24시간 하루도 빠짐없이 쌍용차 공장점거 사태 해결에 함께 한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박 경감은 수사통으로 지난 1997년 한국대학생총연합회 출범식 이후 12년 만에 단일 노동사건으로는 최다인 81명을 구속하는 등 634명을 사법처리하면서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공로로 21일 제64주년 경찰의 날에 근정포장을 수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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