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세계여자프로골프(WLPGA).
 
올해 LPGA 투어에서 미국 선수들이 우승컵을 단 한개도 건지지 못하고 이른바 `외국 선수'들이 판을 치자 `미국 투어'라는 명칭이 무색하다는 탄식까지 나오고 있다.
 
타이 보타 LPGA 투어 커미셔너는 8일(한국시간) 미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올들어 열린 LPGA 투어 7개 대회에서 미국 선수는 단 1개의 트로피도 가져가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캐다나여자오픈에서 멕 말론이 정상에 오른 이후 17개 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미국 선수는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못하고 있는 실정.
 
미국이 희망으로 여기고 있는 로라 디아스, 나탈리 걸비스, 크리스티 커 등 젊은 선수들은 `외국인 연합세력'의 기세에 눌려 있다.
 
7개 대회 우승자를 배출한 국가는 2승의 박세리(26·CJ)가 포함된 한국(2명), 스웨덴, 호주, 프랑스, 대만 등이다.
 
2003시즌 상금랭킹에서도 미국 선수는 5위 이내에 1명도 들지 못했고 크리스티 커(6위), 팻 허스트(9위) 등 2명이 10위 이내에 포함됐을 뿐이다.
 
이런 `비미국인 선수'의 투어 석권의 중심에는 `코리언 돌풍'이 자리잡고 있다.
 
7개의 우승컵 가운데 3개가 한국 선수들 손에 쥐어졌고 상금랭킹 10위 이내에서 3명이 포진했다.
 
박세리와 박지은(24·나이키골프)이 2, 3위에 나란히 랭크돼 있고 한희원(25·휠라코리아)이 10위에 올라 있다.
 
보타 커미셔너는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이제 LPGA 투어는 국제화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들었다”고 말했다.
 
대회가 열리는 장소도 미국 뿐 아니라 프랑스(에비앙마스터스), 영국(브리티시여자오픈), 한국(CJ나인브릿지클래식), 일본(미즈노클래식) 등으로 다양화됐고 대회스폰서도 다케후지, 아사히료쿠켄(이상 일본), 위타빅스(영국), 삼성(한국), 에비앙(프랑스) 등으로 글로벌화되고 있다는 설명.
 
보타 커미셔너는 “외국 TV 중계권료가 치솟고 있고 세계 각국의 골프팬들이 LPGA 웹사이트 조회수가 급증하고 있어 오히려 LPGA 투어에는 유리한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도 이같은 LPGA 투어의 세계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미스 무디(스코틀랜드)는 “미국은 단지 대회가 열리는 장소가 많을 뿐”이라며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라고 미국 선수들이 우승을 휩쓸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박지은도 “투어에서 최고가 된다는 게 중요하지 한국인, 영국인, 스웨덴인, 미국인을 따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보타 커미셔너는 “미국 선수들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미국-유럽 대항전인 솔하임컵에서 미국 선수들이 이기지 않았느냐”며 미국 선수들의 부진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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