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내가 누군지 아십니까? 정지풍 교육장입니다. 교육장은 어렸을 때 영재반이 아니었습니다.”
안양과천교육청 정지풍(63)교육장이 24일 교육청 3층 대회의실에서 교육청 부설 영재교육원 소속 초등학교 5학년생 20명에게 ‘원로 교육장과 함께하는 과학수업’이라는 주제로 마지막 공개수업을 진행했다.

42년을 교직에 몸담았지만 그의 말문은 파르르 떨렸다. 1968년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1989년 평교사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하다 21년 만에 다시 아이들 앞에 선 것이다.

이날 수업은 정년을 맞아 영재교육원 학생과 함 께하는 과학수업을 통해 영재학생의 미래에 대한 꿈과 과학적 창의성을 심어주고자 계획됐다.

원로 교육장은 초등학교 과학영재 학생 20명과 초·중학교 교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차와 2차 수업으로 나눠 1차에는 ‘여러 가지 곡식 씨앗 관찰하기’, 2차에는 ‘영구 자기력선 만들기’라는 학습주제로 실험수업을 진행했다.

그가 수업자료로 준비한 벼와 보리·밀 등의 씨앗과 이삭은 요즘에는 구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이날 수업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와 정성을 쏟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업에 참여한 영재학생들은 벼와 보리·귀리 등의 이삭을 실제로 만져보고 구분해 보는 등 기존 학교나 영재교육원 수업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경험을 했다.

25일 퇴임식을 갖고 이달 말 정년퇴임하는 정 교육장은 “학생들과 수업활동은 교직에서 꽃이요, 생명이다”라며 “정년을 맞아 퇴임식보다 마지막으로 핵생들과 함께 수업을 해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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