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분의 1의 확률을 뚫고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 기쁩니다.”
인천시 중구 항동의 한 수입화물관리업체에서 근무하는 20대 청년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한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한창에서 근무하는 이진택(28·인천시 남구 용현5동·사진)씨.
정기적으로 헌혈을 할 정도로 생명나눔 실천운동에 적극 동참하던 이 씨는 부모가 장기기증 신청을 하는 것을 지켜보고 “나도 남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 2004년 조혈모세포기증희망자로 등록했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한국조혈모세포은행에서 한 백혈병 환자와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고 망설임 없이 최종 기증 의사를 밝혔다.

이 씨는 “골반에 주사를 넣어 골수를 채취하는 방식에 부모님이 반대하셨지만 헌혈을 하듯 팔에 주사를 넣어 채취하는 방법을 알고 부모님이 찬성하셨다”며 “골수 이식 전까지 많이 긴장했지만 나를 통해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고 말했다.

이 씨는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유전자 확인검사 및 건강진단을 실시한 뒤 지난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이 씨는 사흘간의 휴식을 취한 뒤 회사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 씨는 “회사의 배려로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생명도 살리게 됐다”며 조혈모세포기증에 협조해 준 회사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골수를 이식받은 분이 하루빨리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씨가 다니는 ㈜한창의 김경국 대표이사는 “이 씨가 평소 책임감이 강한데다 모든 일에 솔선수범해 인기가 많은 편”이라며 “각박한 세상에 이 씨의 선행은 분명 본받을 점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골수기증 신청을 한 사람은 18만여 명이며 이 중 골수이식을 받은 환자는 250여 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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