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은 입양의 날이다. 정부는 지난 2006년 한 가정이 한 명의 아이를 입양하자는 의미에서 5월 11일을 입양의 날로 정했다. 핏줄에 대한 집착이 강한 한국사회에서 입양은 그저 먼 나라 얘기였지만 최근 공개 입양이 증가하는 등 입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아 선호와 장애아 기피 등은 여전히 풀어 나가야 할 과제다.

▶사회적 제도로 공개 입양 증가=최근 공개 입양이 증가하는 등 입양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깨지고 있다.
과거에는 불임부부들이 대를 잇기 위해 출생의 비밀을 숨기는 ‘비밀 입양’을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아이는 물론이고 주위 사람에게도 입양을 알리는 ‘공개 입양’을 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8년 입양가족의 57.5%가 공개 입양을 택했다.

공개 입양이 자리잡은 것은 ‘입양을 권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인천시가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입양수수료 200만 원을 지원하고 만 13세 미만의 입양아동에 대해서는 입양아동 1인당 월 10만 원씩 양육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인천시는 2004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입양아 가정에 3년간 월 20만 원씩을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경제적 어려움에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동들에게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 주기 위해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천에서 입양된 아동은 총 102명으로 2008년 89명보다 13명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전국 국내 입양아동 1천314명의 7.7%에 이르는 수치다.

▶여아 선호, 장애아 기피=아이를 입양하려면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하지만 이는 여아에게만 해당된다. 혈연주의에 따른 편견으로 입양할 때 아들보다 딸을 더 원하는 것이다.

공개 입양 부모의 모임인 한사랑 인천지부 유해연 회장은 “요즘 입양을 신청하는 부모의 90%가 여자아이를 원하고 있다”며 “여아를 입양하기 위해서는 길게는 1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국내 입양아동 중 여아가 837명(64%), 남아는 469명(36%)이었으며 2007년에는 여아 847명(61%), 남아 541명(39%)으로 성비 불균형이 두드러졌다.
남아보다 입양이 힘든 건 장애아동이다. 장애아동이 국내에서 입양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지난해 동현(가명·1)이는 앞을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았다. 동현이의 입양을 돕기 위해 인천시와 홀트 등 입양기관에서는 6개월간 입양을 희망하는 부모들을 설득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올해 초 해외로 입양됐다.

신두진 홀트아동복지회 인천아동상담소장은 “30여 년간 입양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장애아를 입양시킨 사례는 단 5건뿐이었다”며 “건강하고 예쁜 아이는 입양이 쉬운 반면 부모의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한 장애아는 소외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