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난 딸아이 예민(가명)이를 둔 황진영(37)씨는 최근 둘째를 가질까 고민하다 포기했다.
혼자 벌어서는 도저히 아이 두 명의 교육비를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서다. 예민이 앞으로 드는 교육비는 한 달 평균 50만 원.
황 씨는 “결혼 초에는 아이 서너 명은 낳자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커가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실제 주변에 맞벌이도 아니면서 아이 둘을 낳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저출산의 주요원인 원인은 경제적 부담 때문이다. 양육·교육비 등 아이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애기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임여성 1천1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임신 의향이 없다’라고 대답한 여성이 46.5%였다. 이 중 53.5%는 임신의 피하는 이유로 ‘경제적 문제’를 꼽았다.

여성가족재단이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경제적 이유로 임신자체를 기피하고 있다.

여성가족재단이 지난달 시민 2천500명에게 저출산 요인을 묻자 ‘자녀 교육비가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8.1%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 불황으로 취업이 어렵고 직장이 불안정해서’ 23.5%, ‘자녀 양육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17.2%로 나타나 경제적 요인이 전체적으로 68.8%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의 심각성에 대한 질문에 80% 이상이 ‘심각하다’라고 대답해 저출산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경제적 부담으로 출산을 꺼리고 있는 것이었다.

경제적 부담 중에서도 교육비는 심각한 수준이다. 흔히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드는 교육비가 1억 원이 든다’는 말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008년 전국 6천787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 복지실태’에 따르면, 자녀 1명을 대학 졸업 때까지 교육시키는데 드는 비용은 총 8천610만 원이었다. 이는 자녀가 재수나 휴학 없이 대학을 4년 만에 졸업했을 때의 수치다.

실제 교육과학기술부도 자녀가 초등학교일 때 드는 사교육비는 월 평균 26만4천 원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중학생은 35만5천 원, 고등학생은 44만3천 원 든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이보다 평균 5만 원 이상이 더 들었다.

정양석 한나라당 의원은 “유럽 일본 미국 등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급격한 출산율 감소와 동시에 가장 빠른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국가재정지출 확대와 함께 교육 및 보육, 세제·주택·노동 등 모든 영역에서 다자녀 가구가 손해 보지 않도록 정책적 안전망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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