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가 결국 악수(惡手)를 선택했다.

인천시의회는 23일 경제수도추진본부의 상임위 배분을 놓고 격론을 거쳐 표결까지 갔으나 운영위원회 결정대로 국(局) 단위가 아닌 과(課) 단위로 상임위를 배분하는 결정을 내렸다.

시의회 운영위는 지난 19일 표결을 통해 경제수도추진본부의 경제수도정책관과 투자유치담당관은 기획행정위에서, 항만공항시설과와 항만공항정책과·중소기업지원과는 산업위에서 각각 맡는 내용의 ‘인천시의회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의결한 바 있다.

국 단위 상임위 배정이 아닌 과 단위의 상임위 배정이라는 초유의 결정이 내려지자 시의회 내부에서 반발이 거세게 제기됐다.

결국 이날 열린 제186회 임시회 1차 본회의는 수정안 제출과 표결로 이어지며 격론이 벌어졌다.

이한구 의원 등 10명의 시의원은 운영위 결정에 항의하며 “경제수도추진본부를 기획행정위와 산업위 등 두 개 상임위로 쪼개 배정하는 것은 의회 운영사 초유의 일로 효율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산업위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정안은 표결을 통해 재적의원 31명 중 찬성 14명, 반대 16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고 운영위가 결정한 원안이 상정됐다.

결과는 재적의원 32명 중 찬성 20명, 반대 11명, 기권 1명으로 경제수도추진본부를 온전하게 1개 상임위로 배정하는 것이 아닌 ‘과’ 단위로 쪼개 배정하는 원안이 결정됐다.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국’ 단위 상임위 배정이 아닌 ‘과’ 단위 상임위 배정이라는 초유의 일을 인천시의원들이 해낸 것.
이번 시의회의 결정에 따라 경제수도추진본부는 곧 진행될 시의회 정례회 및 임시회는 물론,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심의에서 두 개 상임위를 오가며 업무 설명과 예산 배정을 이중으로 받아야 하는 수고를 감당하게 됐다.

시의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처리하면 된다고 할지 몰라도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아무리 초선의원이 많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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