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총리 지명 21일 만에 전격 사퇴한 데 이어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도 자진 사퇴했다.

이 대통령은 세 사람의 사퇴 의사를 전달받고 이를 수용했으며, 집권 후반기를 맞아 총리 자리 등을 오래 비워둘 수 없는 만큼 곧바로 후임자 인선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 광화문의 개인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의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더는 누가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저는 오늘 총리 후보직을 사퇴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잦은 말 바꾸기 등으로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사퇴 불가피론이 나온 것과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억울한 면도 있지만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또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 했다.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미덕을 신뢰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믿음이 없으면, 신뢰가 없으면 총리직에 임명돼도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사퇴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사퇴 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입장을 밝혔으며 이 대통령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의 사퇴 발표 직후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도 자진 사퇴했다.

이와 관련, 임 실장은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대통령은 인사 내정 후 8·15 경축사에서 ‘함께 가는 국민, 공정한 사회’를 국정기조로 제시하고 개각 내용에 대해 그간 국민의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평가가 있다는 점을 고려, 이번에 내정자들의 사퇴 의사 발표는 국민의 뜻에 따른 것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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