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선배와 후배를 이어 주는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 기수 회원들 상호 간에 소통할 수 있는 제도를 강구해 화합하는 협회를 만들겠다.”
㈔한국경마기수협회(이하 기수협회) 회장에 선출돼 오는 6일 취임식을 갖는 김동철(35·16기)회장.
김 회장은 앞으로 3년간 서울경마장 기수 60여 명을 비롯해 부산경남과 제주경마장 기수 등 모두 140여 명의 기수회원들의 권익을 대변하게 된다.
기수 데뷔 16년차인 김 회장이 협회장에 출마를 결심하기까지는 어려운 결단이 필요했다. 우선 협회를 대표하게 되면 기승 횟수의 감소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수의 세계는 경주에 걸린 상금을 두고 서로 경쟁해야 하는 냉철한 프로의 세계다. 기승 횟수 감소는 곧바로 슬럼프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서다.

하지만 과거 기수협회장을 지냈던 선배 기수들 중 협회 일과 함께 경주 기승도 게을리하지 않던 선배들을 보며 용기를 냈다. 김 회장은 “협회장이 된 후에도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지금 기승하는 수준은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지난 봄 결혼한 그는 요즘 한창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다. 그러기에 협회장에 나간다는 말을 했을 때 부인이 크게 반대했다는 것. 하지만 김동철 기수가 꿈꾸던 기수협회와 협회장에 대한 오랜 생각을 듣고는 부인도 더 이상의 만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오히려 “아무리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해보라”고 응원할 정도니 가장 든든한 우군을 하나 더 얻은 셈이다.
김 회장이 꿈꾸는 기수협회는 어떤 것이냐는 물음에 “가장 큰 가치는 화합이다”라고 말했다. 기수들이 많지 않던 시절에는 선후배 간 돈독한 관계가 당연했지만 지금은 서울과 부산경남, 제주경마장 간 기수들끼리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생활지역이 다르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새벽조교 등으로 지방사업장 기수끼리의 교류는 사실상 1년에 한 차례도 버거운 게 현실이다.

이에 김 회장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 것은 회원들 상호 간 교감을 늘리는 것.
김 회장은 “우선 임원진들 간의 교류를 확대해 전체 회원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제도를 강구하겠다”며 “선배들과 후배들 사이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기수들의 권익을 대변하다 보면 경마시행체인 마사회나 유관단체인 조교사협회, 마주협회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때로는 각 단체 간 이해관계가 상충해 대립하기도 하겠지만 상호 간의 신의를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동철 회장은 지난 7월 협회장 선거에서 참석인원 53명 중 31표를 얻어 20표를 얻은 김옥성 기수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는 1995년 7월 1일 기수로 데뷔해 통산전적 3천447전(198승, 2위 223회)에 승률 5.7%, 복승률 12.2%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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