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와의 싸움'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600만달러) 2연패와 통산 3번째 우승를 향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시즌 3번째 톱10 진입을 노리는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첫날 최악의 성적으로 컷오프 위기에 몰렸다.
 
우즈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의 올림피아필즈골프장 북코스(파70·7천188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이글 1개, 보기 2개로 이븐파 70타를 쳤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브렛 퀴글리(34)와 이 대회 82년 우승자인 톰 왓슨(54·이상 미국)이 5언더파 65타의 맹타로 공동선두로 나선 가운데 우즈는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25위에 그쳤다.
 
섭씨 15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 속에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 챔피언인 리키 반스(미국)와 함께 10번홀에서 티오프한 우즈는 구름 관중이 따르는 가운데 티샷 실수가 잦아 다소 불안한 모습이었다.
 
12번홀에서는 왼쪽 러프, 13번홀에서는 오른쪽 러프로 티샷을 날린 우즈는 절묘한 아이언샷으로 깊은 러프와 단단한 그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파세이브를 해냈다.
 
그러나 우즈는 18번홀(파4)에서 3번 우드로 티샷한 볼이 벙커에 빠진 데 이어 펀치샷으로 때린 두번째 샷마저 깊은 러프에 박혀 보기로 홀아웃할 수 밖에 없었다.
 
후반 지루한 파행진을 하던 우즈는 6번홀(파5)에서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렸고 8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컵에 떨군 뒤 주먹을 치켜들어 환호했으나 마지막 9번홀(파4)에서 다시 보기를 범해 이븐파에 만족해야 했다.
 
퍼트 수가 무려 33개나 됐고 드라이브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50%에 못미쳐 그를 따르는 구름관중의 환호에 부응하지 못했지만 우즈는 18홀 가운데 단 4개홀만 그린을 놓칠 만큼 정확한 아이언샷을 구사, 가능성을 남겼다.
 
우즈는 “몇차례 티샷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메이저대회인 만큼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타도 우즈'의 선봉장 엘스는 첫날 버디 1개를 잡아 1언더파 69타 공동 10위권에 위치해 일단 첫날 우즈와의 대결에서 기선을 잡았다.
 
10번과 11번홀에서 잇따라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집어넣는 등 불안했지만 17개 홀을 파로 막았고 13번홀(파4)에서 60㎝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연습 라운드를 몇차례 돌아본 선수마다 한결같이 “이븐파만 쳐도 성공적인 라운드”라고 엄살을 떨었던 올림피아필즈골프장 북코스는 예상대로 험난했다.
 
두텁고 질긴 러프와 깊은 벙커, 빠른 그린 등 “US오픈 개최지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이 코스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들이 여지없이 고전했던 것.
 
그러나 퀴글리는 험난하다는 코스를 비웃듯 무려 7개의 버디를 잡아냈고 보기는 2개로 막으면서 첫날 선두로 나서 이변을 일으켰다.
 
18홀 가운데 15개홀에서 온그린에 성공, 버디 찬스를 만들었고 이날 퍼트 수도 26개에 불과해 최상의 컨디션이었다.
 
1번(파5)과 4번(파3), 6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은 퀴글리는 7번홀(파3)에 이어 10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잠시 주춤하는 듯 했다.
 
그러나 퀴글리는 12번~14번홀에서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로 나섰고 16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줄여 2위권과의 차를 2타로 벌려놨다.
 
왓슨 역시 시니어투어 선수지만 PGA 투어 통산 39승의 저력을 자랑하듯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로 막판 퀴글리를 따라잡으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특히 왓슨은 시종 여유있는 모습으로 경기하면서도 평균 286야드의 장타를 뿜어냈고 퍼트도 단 23개로 마무리, 젊은 경쟁자들을 긴장시켰다.
 
US오픈에 11차례 출전, 7번이나 컷오프 탈락했던 제이 돈 블레이크(44), 그리고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했던 저스틴 레너드(31·이상 미국.66타)가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
 
짐 퓨릭(이상 미국), 스티븐 리니(호주)도 3언더파 67타로 선전을 펼쳐 당당한 우승 후보로 나섰다.
 
한편 대회 개막전 “아이언샷 감이 좋다”며 선전을 예고했던 최경주는 이날 더블보기 2개, 보기 6개를 범했고 버디는 1개 밖에 건지지 못해 9오버파 79타로 부진, 155명 가운데 153위로 처졌다.
 
미국 진출 이후 한 라운드 성적으로는 최악의 스코어를 낸 최경주는 컷오프를 피하기 위해서는 2라운드에서 6~7타를 줄여야 하는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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