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육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 중에 하나가 고학력 선호풍조다. 모든 부모들은 자녀의 능력이나 적성은 생각지도 않고 무조건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이런 한풀이식 교육열로 대학문을 아무리 넓혀도 입시지옥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과열된 입시경쟁은 온갖 처방이나 제재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재수생 문제를 낳고 있으며 망국적인 과외열풍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산업현장에는 지금도 기능인력이 모자라 40만여명의 해외 인력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노동을 천히 여기는 그릇된 사회풍조로 인력난 속에 취업난은 여전하다. 오늘날까지 우리 교육은 산업분야의 인력수요를 의식하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에만 치중해왔으며 그 결과 사회에 유용한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고 고학력 실업자만을 양성했을 뿐이다. 이로 인해 4년제 정규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취업을 못하니 2년제 전문대학에 재입학해 취업교육을 받는 사례가 빈번해 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당사자인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만 손실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손실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대학문을 무한정 넓혀 국민들의 학력향상 욕구를 잠재우는데만 급급할 게 아니라 향후 사회 각 분야에 인재수요를 제대로 파악해 이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도래는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이에 따른 직업세계의 변화 그리고 국민소득 수준향상과 핵가족화로 인한 고등교육의 욕구증대 등 사회제반 여건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우리교육은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게 부응해야함에도 불구하고 학력에만 매달려 세칭 일류대학만을 선호하는 비정상적인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말로는 기능인을 우대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기능인을 우대하는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고등학교 졸업장만 가지고 떳떳한 직장을 구할 수도 없으며, 대학졸업장이라도 어느 학과를 졸업했느냐가 아니라 어느 학교를 졸업했느냐로 취업 여부가 가려지는 한 입시경쟁은 사라질 수 없는 것이다. 세칭 일류대를 나와야 행세를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사고가 불식되지 않는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없다. 학부모들도 자녀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진로를 파악해 앞길을 열어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진정한 자식사랑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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