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과 함께 전세계로 전파돼 대중화된 식물로 우리나라에는 대략 17세기초에 일본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정확한 기록은 없다. 의약품이 발달되지 않았던 당시에 담배는 기생충에 의한 복통을 진통시키고 치통이 있을 때 담배 연기를 입안에 품어 진정시키기도 했으며 상처의 지혈 또는 화농방지제 등 의약품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금도 시골에서는 민간요법의 하나로 사용되는 담배는 이렇다 할 기호품이 없던 당시에는 상하를 막론하고 급속히 퍼져나가 요즘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어른들과의 막담배질이 대수로 여겨졌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담배가 대량 발매된 것은 해방의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45년 9월 생산된 `승리'로 필터가 없는 10개비 한 갑의 막궐련 담배였다. 10여년이 지나서야 최초의 필터담배인 아리랑이 선보인 후 지금은 이름도 다 기억하지 못할 무수한 종류의 담배들이 양담배와 뒤섞여 혼란스러울 지경이 됐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성인흡연율 세계 1위인 국내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담배값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 때아닌 담뱃값 논란이 한창이다. 50%대 이하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담뱃값의 대폭 인상을 주장하는 보건복지부와 흡연자들도 흡연을 통해 막대한 세금을 내는 만큼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담뱃값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내에서도 담뱃값 인상에 대해서는 효과가 떨어지고 물가인상으로 인한 서민경제 악화 등의 이유를 들어 재경부와 기획예산처, 농림부, 행자부 등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사실 보건복지부가 담뱃값 인상을 통해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주장은 사실 궁색한 논리의 빈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96년에서 2002년 사이 네 차례에 담뱃값이 11.4∼16.9%가 인상됐지만 담뱃값 인상 직후 반짝 담배소비가 줄어들었을 뿐 5개월을 전후해 원상태로 돌아갔다. 또 흡연자 권익보호단체인 한국담배소비자연맹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흡연자의 65.9%는 담뱃값을 올려도 담배를 끊을 생각이 없다고 응답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오히려 정부가 세수확대를 위해 흡연자들을 희생시키려 한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효과적인 국민건강권 확보차원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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