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
최근 지방세 수입 등 세수를 과다하게 부풀려 감사원에 적발된 인천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인천시는 25일 윤석윤 행정부시장 주재로 남구청에서 인천지역 10개 기초자치단체 부단체장들을 모아놓고 ‘군·구 부단체장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는 지난 10일 감사원이 공개한 ‘지방재정 건전성 진단·점검’ 결과 일부 지자체의 분식결산 사례가 드러났다며 재발방지 협조를 당부했다.

시는 특히 “일부 자치단체에서 방만하게 재정을 운영해 순세계잉여금 적자가 발생하자, 이를 숨기기 위해 분식결산을 한 후 사실과 다른 결산서를 지방의회에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비보조금에 한해 자금 없이 이월할 수 있는 제도를 악용해 가공의 이월금을 계상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또 다음 연도의 세입을 앞당겨 충당·사용하려면 미리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절차도 준수하지 않고 부당 사용한 사례가 있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시는 10개 기초자치단체에 자체감사 및 예·결산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군·구 의회의 결산기능을 강화할 것도 요청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잘못은 시가 저질러 놓고 죄 없는 기초자치단체들만 닦달한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감사원이 발표한 분식결산 사례는 인천시를 필두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 인천시는 지난 5년간 세입예산 편성 시 공약사업 추진을 위해 지방세 수입 등 세수를 과다하게 부풀려 주의조치를 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0 회계연도의 경우 시는 일반회계 예산을 편성하면서 지방세 수입 3천억 원과 지방소비세 420억 원을 부풀리는 등 총 2조5천117억 원을 세입예산으로 잡았다.

당초 세입업무 담당부서에선 지방세 수입을 2조1천92억 원으로 전망했음에도 아시안게임 개최와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이유로 아무런 근거 없이 부풀린 것.
더욱이 4년 연속 9천162억 원의 순세계잉여금 결손이 발생하자 다음 연도 세입을 당겨쓰거나 계속사업비를 불용 처리하는 등 흑자가 발생한 것처럼 분식결산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에 대해 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지난 13일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시·도 부단체장 회의 결과를 기초자치단체들에 전파하기 위해 회의안건에 넣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자금없는 이월 = 국비보조금으로 추진하는 사업 중 자금이 당해 연도에 교부되지 않고 다음 연도 교부가 확실한 경우 자금의 이월 없이 세출예산을 이월처리하는 것.
※순세계잉여금 = 세입에서 세출 및 다음 연도 이월액을 차감한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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