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세계화를 위해 우리 교포들이 전 세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례가 많다.
중국에서 전주비빔밥 전문점을 여러 곳 두고 있는 한식 프랜차이즈 대표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문화를 접목해서 ‘우리는 좋은 친구’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삼계탕과 불고기를, 캐세이패시픽항공은 비빔밥을 기내식으로 제공한다. 도쿄 신주쿠 한적한 골목에는 한국감자탕집이 있다. 저녁 식사 1시간 전부터 줄을 선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줄은 길어진다. 젓가락으로 깨작거리던 일본사람들이 돼지등뼈를 두 손으로 붙잡고 뜯어 먹으며 막걸리를 한 잔씩 주고받는다.

세계보건기구는 한식을 영양학적으로 적절한 균형을 갖춘 모범식으로 소개했다. 맛과 영양이 우수한 한식의 숨은 가치가 새롭게 인정된 것이다. 하루빨리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날을 기원하며 몇 가지 전략을 제언해본다.

첫째, 음식에 문화를 입히는 마케팅 능력을 높이자. 단순히 음식을 파는 것이 아닌, 스토리를 추가하자. 왜 한국음식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지, 김치를 먹는 한국인에게는 사스(SARS)가 왜 능력발휘를 못했는지. 한국 전통 식단대로 먹으면 당뇨와 심장병, 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 이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달아서 책, 다큐멘터리, 영화속 재미난 에피소드의 형태건 다양한 방법으로 스토리를 멀리 파급시키자. 미국 미래학자 롤프옌센은 ‘스토리를 접목해 프랑스 와인처럼 마케팅해야 한다’라고 하며. 프랑스의 레드와인이 수많은 스토리를 지닌 것처럼 김치에도 특정 농가에서 특정 장인이 만들었고 어떤 비법을 사용했다고 밝히는 등 스토리를 넣어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 토론광장인 ‘아고라’에서 “프랑스·이집트 등 세계 110개국으로 수출된 만화 속 뽀로로는 거의 매일 쿠키나 빵을 먹는데, 이왕이면 우리 몸에 좋은 한식을 먹이자”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에 많은 부모들이 동의하면서 제작사에 청원을 넣는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둘째, 정부는 전통식품의 국제명칭·기준 획득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김치와 고추장이 우리 명칭으로 국제인증을 받았고, 된장이 국제식품규격으로 등록되었고, 2011년에는 인삼이 우리가 설정한 살균제 디페노코나졸의 잔류기준이 채택되었다. 식품에 우리말 영문명이 사용된다는 것은 종주국임을 인정받는 것으로 한식의 세계화 전략에 탄력을 더해준다. 향후 떡 등 우수 전통식품에 대한 국제 규격도 획득해야 한다. 더불어 해외 진출을 위해 컨설팅 지원 및 한식당 인증제, 표준조리법 개발, 대표메뉴에 대한 ‘스토리텔링’ 책자 보급 등 다양한 사업이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

셋째, 수출품목을 김치·비빔밥·삼계탕에서 더 많은 품목으로 늘려야 한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전통식품, 향토음식, 사찰음식과 고소득층 겨냥한 고품격 쌀과 명품한우 등이 적격이다. 수출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를 위해 완제품이나 반제품 형태로 해야 한다. 비빔밥은 식자재로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밥 수출과 함께 콩나물, 고사리, 참기름, 고추장, 무, 시금치, 호박, 시래기, 당근, 고구마순, 취나물 등이 복합적으로 수반된다. 김치전·녹두전과 같은 다양한 원료 농산물과 식용유가 덩달아 팔려 나간다. 이를 위해 산지농협이나 농업법인 등을 적극 참여시켜야 한다.

넷째, 국내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식 현지화 명예대사 양성프로그램을 운영해 이주여성과 한국여성이 함께 요리법을 개발하고 해외에 홍보하는 것도 괜찮다. 로스앤젤레스의 오렌지카운티 헌팅턴 비치에 자리 잡은 한미식품조사연구소는 현지 직원을 모두 미국인으로 채용해 한식 세계화에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렇듯 한식의 세계화의 성패는 우리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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