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지난 10일 오후 7시께 평소 안면이 있는 독자로부터 어느 파출소 의경이 약물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며칠전 수원남부경찰서 의경의 구타와 자살 사건이 발생한지 며칠이 안 된 상태라 의경의 자살기도 제보는 가슴을 조아리기에 충분했다.
 
다음날 제보한 내용을 확인키 위해 의경이 입원했었다는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측은 자세한 내용을 설명해 주는데 인색했다. 그러나 의경이 근무했던 해당 파출소는 오히려 사건을 숨기거나 은폐할 의도없이 사실대로 설명을 해주었다.
 
뭔가 숨기게 되면 사실과 다른 기사가 나가게 될 게 뻔하고, 숨겨봐야 언젠가는 알게 된다는 현실 때문이었다. 사실 그것은 너무나 정확한 말이다. 사실을 숨기거나 은폐해서 발생했던 엄청난 부작용은 하나 둘이 아니다. 반나절에 걸친 취재 결과 사건의 본질은 애초 제보했던 내용과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른 걸로 판명이 났다.
 
약물이 아니고 세제를 먹은 것이나 먹고 난 뒤 1층 파출소 사무실로 내려와 직원에게 이 사실을 얘기했다는 부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의경 생활이 고되고 힘들어 병원에서 쉬고 싶어서 세제를 먹었다”는 말을 우리 기성세대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다행한 것은 상급자로부터 구타나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뭔가를 먹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요즘의 청소년은 너무나 나약합니다. 좀 강하게 키워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안산경찰서의 한 간부 경찰관이 한숨을 쉬며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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