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6년 LNG선이 입항하면서 시작, 무역항을 개항한 평택항은 그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자동차 수출입 1위, 컨테이너 4위라는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의 연안 산업벨트와 최단거리에 위치한 대중국 교역항인데다, 우리나라 물류의 중심지인 수도권 및 중부권 전역을 포용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과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과 경제 SOC, 정보 인프라 등과의 연계 및 활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춘 평택항은 동북아 경제권의 허브항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평택항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관세청 평택직할세관의 서정일 세관장을 만나 평택세관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하신 지 2개월여가 지났는데 그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업무는 무엇인지.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내부 역량 강화 및 이를 통한 엄정한 법 집행, 우선순위에 따른 행정적 지원 등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취약 분야 진단을 위한 특별점검팀을 구성·운영하고 장기근무자 교체를 통한 조직분위기 쇄신, 밀수 등 불법·부정 무역에 대한 단속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최근 미국·EU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 발효에 따라 우리 수출입기업이 그 활용도를 제고함으로써 수입물품의 가격이 인하돼 소비자 후생이 증가되도록 하고 수출의 경우에도 수입국 현지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경쟁력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고용 증가 등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업체 지원에 주력해 왔다.

특히 관내 거의 전 수출업체를 방문해 컨설팅을 실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항만과 인접한 평택세관만의 특성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전국 유일의 직할세관인 평택세관의 관할 구역 내에는 33개의 국가·지방산업단지, 평택·당진항만, 오산공항이 있어 육·해·공항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관세행정을 수행하는 유일한 세관이자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근거리에 인접해 있다.

인구와 경제력의 50% 이상을 점하고 있는 수도권 배후 항만의 특성상 물류 흐름이 원활하고 특히 자유무역지역 내 ‘PDI(Pre-Delivery Inspection)센터’가 입주하고 있는 등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한 결과 자동차 통관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물동량 증가에 따라 세금 징수실적도 전국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도 부두 등 SOC시설의 지속 확충, 삼성전자·LG 등 대기업 및 전·후방 연관기업의 배후단지 입주 등으로 인해 평택항의 발전과 함께 세관의 업무량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부응해 물류 흐름 신속화, 업체 지원, 사회안전 및 국민건강 보호 등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대기업과는 달리 영세 및 중소기업은 변화하는 환경에 발 빠른 대처가 힘든 게 사실인데 본격적인 FTA 교역시대를 맞아 영세 및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은 준비됐는지.
▶대기업의 경우 업무전산화(ERP), 전담인력 확보 등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지만 영세 업체는 장기적으로 그 혜택이 많더라도 여건상 환경적응도가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평택세관은 영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세관 직원을 통해 원산지관리시스템인 ‘FTA-PASS’ 활용 및 인증수출자 지정 등 컨설팅 사업을 직접 진행하는 동시에 필요에 의해 관세사 등 전문인력을 활용해 컨설팅을 받을 경우 업체당 최대 300만 원까지 그 비용을 무료로 지원하는 한편 경제단체,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원스톱’식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FTA 체결 및 원활한 이행은 경제적 혜택뿐만 아니라 글로벌화된 선진 제도를 국내에 수용하는 계기도 됨으로 그 활용도 제고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 외에도 일시적 자금 경색을 겪고 있는 영세 기업에 대한 납기 연장 및 분할 납부 허용, 잠자는 환급금 찾아주기, AEO인증 획득 지원 등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중소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택항 소규모 무역상(속칭 보따리상인)과 관련한 언론 보도 이후 상인들의 동향 및 향후 대응계획은 마련됐는지.
▶언론 보도 이전에도 우리 세관에서는 면세기준 적용, 소규모 무역상의 불법행위 단속 등에 적극 대응해 왔으나 이들 대부분이 주거가 없는 소위 선숙자인 노인들로 구성된 관계로 업무 집행 관행상 일부 문제점도 있었다. 보도 이후 보다 강화된 면세기준 적용에 따라 집단시위 등 일부 반발도 있었으나 현재는 정상화되고 있다. 한때는 이용률이 약 30% 정도 감소했으나 지금은 평소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이와 별개로 일반 여행자도 점차 증가 추세에 있는 등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면세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동시에 불법 수집상에게 물품을 인계하다 적발될 경우 관리대상자로 지정해 면세를 불허하고 소규모 무역상이 반입하는 농산물·식품류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한층 강화해 국민 건강이 위협받지 않도록 집행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 및 경기도의 서해안권 개발 프로젝트에 따라 중국과 교역이 활기를 띠고 있는 반면 위장, 우회 밀수 등 불법·부정 무역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평택항은 전국 항만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무역항으로 지난 한 해 물동량은 2010년 대비 24% 증가한 9천522만t(53만TEU)으로 매년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의 이면에는 정상 화물을 가장한 총기·마약류·지적재산권 침해물품·고세율 농산물 등 밀수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비해 우수한 데이터베이스 분석에 기반한 우범혐의자 추출, 유관기관 간 우범 정보 공유, 부두 및 보세창고 운영자와의 MOU 체결 등으로 공동 대응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동시에 컨테이너 개장 없이도 수입물품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컨테이너 검색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으로 청정 평택항만이 되도록 하겠다.

-평택세관의 경우 아직 조직이 크다고는 볼 수 없어 업무가 많아 직원들의 애로사항이 많을 것 같은데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은 구상하셨는지.
▶그간 평택세관의 조직과 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려 왔지만 직원 1인당 수입신고 처리 건수가 전국 최고 수준일 정도로 아직도 부족하고 직원의 70%가 비연고자로 구성돼 있어 이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개선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인력 확보는 ‘공무원 총정원 제도’에 묶여 쉽지 않지만 업무 만족도 향상 및 역량 강화를 통해 업무량 부담에서 오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우선순위에 따른 탄력적 조직 운영, 선후배 직원 간 ‘멘토링(Mentoring) 프로그램’, 동료 직원 간의 ‘코칭(Coaching) 프로그램’ 등 촘촘한 소통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실적인 제약을 극복하고 있다. 또 비연고자 숙소 지원, 동호회 및 스터디그룹 활성화로 자기만족도가 높은 조직으로의 정착을 꾀하면서 업무성과가 우수한 직원에 대해서는 ‘핵심인재상’을 선정해 포상하는 등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시다면.
▶중국 교역 물동량이 주로 반입되는 인천·평택·군산항이 벨트를 형성해 일관성 있게, 균형되게 대응해 나갈 때 풍선효과를 차단할 수 있으며 이는 어느 한쪽이 취약하다면 그곳으로 우범 화물이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기업 지원과 불법·부정 무역 차단을 큰 목표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일당백의 역량 강화와 함께 업무에 임해서는 끊임없이 의문점을 제기하고 이를 풀어 나가는 건전한 조직문화 육성 등으로 내부가 튼튼하고 자기만족도가 높은 세관을 만들어 가기 위해 ‘평택세관 중·장기 발전 방안’을 수립해 추진하고자 한다.

◇서정일(부이사관) 세관장 약력
1959년 8월 8일 출생
서울대학교 농업교육과 중퇴
관세청 외환조사과장, 전략조사정보센터장
부산본부세관 심사관
포항세관장
관세청 기획심사팀장, 조사총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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