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축제는 어느 지방이나 존재했다. 잘 정착된 축제야말로 생명력과 경제성을 가진다. 그래서 지역축제의 경쟁력은 곧 지역의 경쟁력이 된다. 자치단체들은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축제를 통한 관광산업 육성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다.
잘 나가는 축제가 있다. 함평나비축제, 무주반딧불축제, 보령머드축제, 산천어축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소규모로 시작해 잘 만든 축제가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성까지 높이고 있다. 나아가 지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런 지역축제들은 성공적인 축제를 통해 지역민의 감정과 정서, 신뢰감 등을 축제 장소에 뿌리내리게 함으로써 지역정체성을 만들어 낸다. 지역정체성은 지역민들의 의식을 전체로 통합한 것이기 때문에 지역축제의 근간을 이룬다.

             성공한 축제들의 비결은 깔끔한 자연경관

반면 축제의 내용과 참가 규모로 볼 때 낭비적이고 형식적인 축제도 많다. 지역경제를 살려보겠다고 지자체마다 발벗고 나서지만, 축제의 경제학을 외면한 채 마케팅과 양적 확장만을 중시하는 접근 방법은 현실과 축제라는 이상 사이의 괴리감만을 만들어 낸다.
뜨고 있는 축제들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이들 축제에는 특징이 있다. 애시당초 내세울 만한 소재거리와 관광상품은 물론 쓸 만한 콘텐츠도 없었다는 점이다. 단지 깔끔한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 환경을 스토리로, 브랜드로 가꿔 참신한 콘텐츠로 개발한 것이다. 축제의 경제학은 그렇게 탄생했다.
축제의 경제학을 존중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몇 가지 제언을 해본다. 첫째, 지역축제는 지역의 자원을 바탕으로 주민이 주체가 되어 연출하는 화합의 행사이므로 그 지역만의 특징이 매력요소가 되어야 한다. 즉, 그 축제에 참여하지 않고는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주민과 함께하고, 주민 품으로 찾아가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습법’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는 혁신이 필요하다.

둘째, 축제가 성공하려면 반드시 그 지역의 핵심가치와 역사와 이야기가 함께 만나야 한다. 지역과 동떨어진 아이템을 축제로 키운다 해도 단기적인 행사에 그칠 뿐, 축제의 계속성은 기대할 수 없다. 지역축제는 일회성에서 ‘계속성’으로 연결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의 핵심가치가 경제성 추구 전략중 아주 중요한 요건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작지만 신선한 스토리가 있다면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보고, 듣고 체험하러 모여들게 된다. 이렇게 시작한 축제를 지자체 행사에서 끝내지 않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고 연고 기업의 재정지원들을 더하면 경제성은 훨씬 커질 것이다.
셋째, 지역축제를 반드시 지자체의 의지와 실행력만으로 추진하라는 법은 없다. 축제 하나만으로도 수많은 관광객과 관광수익을 끌어 모으는 세계적인 유명 축제들이 많다. 국가의 브랜드를 높이는 세계적인 축제로  독일 맥주축제, 브라질 리우축제, 스페인 토마토축제, 일본 삿포로 눈 축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이 축제를 진행하는 과정을 보면 민간기업과 원주민들의 노력이 지자체보다 더 큰 비중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업과 지역축제의 제휴 마케팅은 서로가 공생할 수 있는 경제적인 전략이다. 아울러 국가 농산물의 세계화와 외화 획득 기회를 확보해 축제가 국가 브랜드의 상징성과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가 있다.

              경제성 없는 축제는 사장 불가피

축제가 성공하면 상상치 못할 경제성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수익을 꾸준하게 내는 축제는 그리 많지 않다. 매년 1천 개가 넘는 크고 작은 지역축제에서 왜 5%만 성공할까. 지자체 축제들이 일방적인 소비문화에 그치는 데다 전시적인 측면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제 경제성 없는 축제는 안타깝게도 사장될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가 축제를 즐길 수 있으려면 경제성을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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