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
저자 블레이크 모리슨. 포레 출판. 376쪽. 1만2천 원.
‘모든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풀어야 할 오해가 있다. 그러나 그 화해는 언제나 늦다.(5쪽)’
새 책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는 서머싯 몸 상, E. M. 포스터 상 등 영국의 굵직한 주요 문학상을 수상한 중견 시인이자 소설가 블레이크 모리슨이 아버지를 추억하며 쓴 자전소설이다.
많은 이들에게 그렇듯 저자에게도 아버지는 멀고도 미운 존재였다. 남들 앞에서는 호탕하게 굴면서도 정작 가족에게는 구두쇠에, 고집쟁이에, 독재자 같았던 아버지.
방에 틀어박혀 책 읽기를 좋아하는 작가 지망생 아들에게 아버지는 닿을 수 없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 비록 아버지를 거역할 수는 없지만 아들은 자라면서 아버지를 속물로 여기며 속으로 마음껏 경멸하고 증오한다.
이제 그 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고 죽음과 이길 수 없는 경주를 시작한다. 아버지와 되도록 멀찌감치 떨어져 살려고 애썼던 사십대의 아들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의 곁으로 돌아와 착잡한 심정으로 병상을 지킨다.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했던 지난날을 가만히 돌아보기 시작한다.
밤하늘을 보며 드넓은 우주를 이야기하던 소년 같던 아버지, 아들의 진로를 걱정하며 은근슬쩍 자신과 같은 직업을 갖길 바라던 아버지, 개나 고양이가 죽었을 때도 울고 자식을 기숙학교로 보내면서도 펑펑 울던 마음 약한 아버지.
저자는 그제서야 자신의 아버지가 그저 검소하고 감정 표현에 서툰 세상의 수없이 많은 아버지 중의 한 사람이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판사 앞에서 아버지의 비밀을 누설하려는 소년의 모습을 그린 빅토리아 시대의 화가 W.F.예임스의 작품 ‘그리고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에서 제목을 빌려온 이 소설은 세상의 모든 자식들에게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였는가?’라는 가슴을 울리는 질문을 던진다.
작가가 ‘죽음의 기록’이라고 밝힌 이 책은 말기 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의 병상을 지키며 쓰기 시작했던 일기에서 시작됐고, 아버지가 죽고 51주 만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아버지의 장례식 이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던 저자는 독자들이 보내온 위로와 찬사에 큰 힘을 얻었고, 또한 책은 지난 2005년 아넌드 터커 감독, 콜린 퍼스·짐 브로드벤트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
저자 피터 L.버거. 책세상. 367쪽. 1만7천800원.
‘어쩌다’ 사회학자가 돼 이제는 현존하는 사회사상가 중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손꼽히는 80대 노학자 피터 버거의 인간세상 탐험기.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이 넘치는 저자는 ‘사회학적 관광’을 자신의 사회학 방법론 중 하나로 삼고 온 세계를 탐험하면서 사회학적 탐구를 수행했다. 한국·남아프리카공화국·칠레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그 경험들에 얽힌 사회학적 통찰들을 살펴본다.

 

 

   
 

노무현 평전
저자 김삼웅. 책보세. 464쪽. 2만3천 원.
독립운동사 연구가로 활동하며 ‘친일정치 100년사’, ‘단재 신채호 평전’, ‘백범 김구 평전’ 등 다수의 저작을 집필한 김삼웅이 못 다 이룬 꿈을 남긴 채 떠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재조명했다. 저자는 빈농의 막내아들을 시작으로 ‘거리의 변호사’에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정치판의 칼날을 맨발로 딛고 서서도 사람의 향기를 잃지 않았던 정치인 노무현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또한 그의 서거가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를 되돌아본다.

 

 

   
 

일주일이 남았다면
저자 카렌 와이어트. 예문. 272쪽. 1만4천800원.
호스피스 의사 카렌 와이어트가 전하는 영혼이 따뜻해지는 인생수업. 25년간 저소득층 시한부 환자들을 위해 일하고, 그 중 8년간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들의 마지막 나날을 돌본 저자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고, 마음을 치유하며 깨달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삶의 막바지에 비로소 감동적인 진실과 마주한 27명, 그리고 그들 덕분에 인생과 관계를 치유한 저자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고 있다.

 

 

 

   
 

당신의 계급 사다리는 안전합니까
저자 뉴욕타임스. 사계절. 372쪽. 1만6천 원.
미국 언론사 ‘뉴욕타임스’가 1년의 취재기간을 거쳐 ‘계급이 문제다’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기획기사를 모은 책. 계급의 초상을 제대로 담기 위해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하층계급부터 상층계급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수집한 결과물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한 계급에 사로잡힌 다양한 계급의 사람들과 마주함으로써 계급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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