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에는 ‘법원’이라는 다소 무겁고 어두운 이미지 뒤에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마음들이 모여 있다. 판사들을 포함한 700여 명의 인천지법 전 직원이 가입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희망나눔자원봉사단’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봉사단은 지난 2007년 일부 직원들이 만든 자원봉사 동아리인 ‘자원봉사기동대’를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렀다.

2007년 당시에는 뜻을 함께한 소수의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주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다녔지만 이듬해 당시 법원장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기금이 마련되기 시작, 거의 모든 직원이 참여하는 수준에 달했다.

2008년 ‘천사운동기금’으로 명명되며 모이기 시작한 기금은 자율성을 보장키 위해 기부자의 명단이 공개되진 않지만 판사들을 포함, 인천지법 전원에 가까운 직원들이 자신들의 월급 일부를 기금으로 내놓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종환<사진>지법 총무과 실무관은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월급의 일부를 모아 기금을 마련, 봉사단이 봉사활동을 나갈 때 총무과에서 지원하고 있다”며 “액수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직원이 천사운동기금에 자발적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지법 내부에서는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희망나눔자원봉사단은 특별한 조직이 꾸려져 있지 않으며 다른 봉사단과의 차별성을 나타낸다.

박 실무관은 “회장·총무 등 따로 직책이 없고 언제 어디로 봉사활동을 나갈지 일정 등만 9개 과에서 각각 총무과로 통보하면 기금만 집행되며, 나머지 봉사활동은 알아서 한다”며 “주로 커다란 시설보다는 작고 잘 알려지지 않은 시설 및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실질적인 봉사활동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모가 있는 시설들은 다른 봉사단체에서도 많이 찾아가기 때문에 우리 법원 희망나눔자원봉사단은 주로 주민자치센터와 연계, 시설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홀몸노인들에게 생필품을 들고 찾아가 집 청소를 하거나 말동무가 돼 드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희망나눔자원봉사단은 판사를 포함한 인천지법 직원들로만 구성, 또 한 가지 여타 봉사단과의 차별성을 본의 아니게 갖고 운영된다. 바로 무료 법률 상담이다.

상당수 직원들이 생활법률 상담은 해줄 수 있는 수준이고 봉사단에 판사들도 함께하다 보니 특화될 수밖에 없는 하나의 봉사활동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박 실무관은 “봉사활동 참여 직원 대부분이 보람을 느끼고 스스로 내면의 상처를 치유받는다는 의견을 나누곤 한다”며 “희망나눔자원봉사단은 지법 전 직원의 기금을 통해 인천지역 어려운 이웃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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