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율면농협 아리봉사단원들이 홀몸노인들에게 전달할 반찬을 정성껏 만들고 있다. <사진=이천율면농협 제공>
“혼자 살려니까 힘들지. 논에 갔다 오면 힘이 드는데 반찬 만들어야지, 밥해야지, 집안 청소해야지 불편한 게 이만저만 아니지. 근데 요새는 살맛나. 왜냐고? 젊은 색시는 아니지만 우렁각시가 와서 다 해 주고 가.”
언제부터인지 자식들이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농사 짓기 힘들다는 핑계로 또는 농업이 타산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나둘 떠나고 노인들만이 지키는 시골마을. 또한 외국 여성들이 결혼적령기를 놓친 시골 청년들과 결혼하면서 문화적인 차이로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는 곳.
수년 전부터 이천시에서 가장 낙후된 전형적인 농촌마을에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단체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이천시 율면농협의 아리봉사단(단장 김옥희)이 바로 그 주인공.
지난 2006년 초 자신들도 농사일로 힘든 여성 20여 명이 한곳에 모였다. 이들은 자식들이 도심으로 떠나 외로이 사는 노인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위로하기 위해 경로당과 노인들을 찾아 봉사하기로 결심했다.

이들은 매주 4인 1조 순번제로 각 마을을 순회방문, 몸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수지침을 놓고 뜸도 떠주고 어깨를 주물러 주는 등 봉사로 노인들에게 다가섰다. 이후 이동목욕차량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목욕을 시켜주는 것은 물론 친교의 시간을 마련, 말동무를 해 주면서 노인들이 외로움을 해소해 주고 있다.

특히 낮에는 논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집에 돌아가 가사노동을 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 심신이 편할 날이 없는 홀몸노인들의 집을 매주 방문해 집 안팎 청소는 물론 반찬 만들어 주기 등 가사도우미 역할로 노인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또 우리나라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는 육아·가사 교육은 물론 밭농사부터 논농사 짓는 법 등 영농교육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김 단장은 “단원들 모두가 봉사를 하면 할수록 즐거워진다”며 “‘남이 하니까 나도 하자’ 이런 마음이 아닌 우리들 스스로가 만족하는 봉사를 하니 더욱 행복해지는 것 같아 앞으로 열심히 봉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홀몸노인 황모(85)씨는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방이 너무 깨끗해지고 밥상이 차려 있어 자식들이 왔나 하고 살펴보니 아무도 없어 책에서나 보는 우렁각시가 와서 했나 했었다. 이들이 있어 살맛도 나고 힘든 농사일을 해도 힘든지 모르고 즐겁게 한다”고 전하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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