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29일 육군 17사단에서 열린 ‘나라사랑 겨레사랑 문예행사’ 공연 행사에 솔찬소리요들단이 참여했다. 요들단은 이날 특별상을 수상했다./홍승훈 객원사진기자
무대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한껏 상기돼 있다. 학생들의 매무새를 고쳐주는 선생님의 손길에도 초조함이 묻어난다.

드디어 마지막 순서. 무대에 오른 아이들은 걱정과 달리 누구보다 멋진 무대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미 관중들의 환호와 음악에 도취된 아이들에겐 무대에 선 이 순간만은 자신이 가진 장애의 굴레를 벗어나고 있었다.

지난 6월 29일 육군 17사단 ‘나라사랑 겨레사랑 문예행사’에서 솔찬소리요들단은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관중들에게서 커다란 박수를 받았다.

‘솔찬소리요들단(이하 요들단)’은 인천예림원 소속 인천예림학교 학생과 교사 10여 명이 모여 결성한 요들송 동아리로 지난 2009년 3월 정식 창단했다.

카바사에 김은서·김정미·오정환, 마라카스에 김지수·정하늘, 귀로에 윤성룡, 우드블럭에 김정우, 토카봉고에 최다빈, 아코디언에 박민경 교사, 통기타에 정득기 교사, 이외에도 연습생 4명이 함께하고 있는 요들단은 인천예총 소속 미추홀요들단의 김진구 단장에게서 악기와 노래, 율동 등을 사사받았다.

요들단을 이끌고 있는 인천예림원 소속 박연원(31)물리치료사는 “장애인에게 문화활동과 그 역량은 그들의 생산성과 삶의 목적을 일깨워 주는 매우 효과적인 소통수단”이라고 규정했다.

인천예림원은 장애인들의 자신감 회복과 긍정적인 자아상 확립을 위해 그동안 북퍼포먼스, 마술신기, 록밴드 등의 동아리를 운영해 왔다.

그 일환으로 창설된 요들단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정기연습을 소화해 온 실력을 바탕으로 2009년에는 한국GM 성탄행사에, 지난해에는 1004지역사회봉사단 발대식과 종합예술제 공연, 올해는 걷기대회 및 육군 17사단 문예행사 등 10여 차례의 공연을 치러왔다.

박연원 씨는 “올해는 특별한 공연 계획이 없지만 내년 전국청소년장애인예술제 참가를 목표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며 “요들단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이 부족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배우며 가르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요들단에 참여한 10여 명의 지적자폐성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연습과 공연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4년 가까이 주 2회의 연습을 소화하다 보니 이젠 무대를 즐기는 정도까지 발전했다는 게 교사들의 설명.
솔찬소리요들단의 ‘솔찬’이란 의미는 ‘옹골찬 소나무’란 뜻이다. 단단하고 푸르른 소나무처럼 항상 꿋꿋하고 맑은 소리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요들단의 반장을 맡고 있는 김정미(15)양은 “처음엔 연습하기 싫을 때도 많지만, 지금은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게 너무 좋아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선생님 말씀을 잘 따라서 더 많은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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