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니티는 라틴어로 ‘쾌적하다’ 또는 ‘친근하다’라는 뜻이다. OECD는 농촌 어메니티를 단순히 쾌적한 환경이라는 의미보다는 농촌지역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요소로 보고, 사회 구성원에게 휴양적·심미적 가치를 제공하는 자원으로 정의 하고 있다. 농촌은 도시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초원에서 느끼는 여유와 아늑함, 이웃사촌의 정겨운 인정이 있다.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 늘푸른 전원과 물안개 등과 같은 전통자원도 있다. 이처럼 농촌에만 존재하면서 사람이 정주할 심리적 가치를 줄 뿐 아니라 도시인에게는 관광할 가치를 제공하는 요소를 ‘농촌 어메니티(rural amenity)’라 부른다. 일본의 경우는 농촌지역의 특유의 풍부한 자연이나 역사·풍토 등을 통해 얻어지는 여유·윤택함·편안함으로 가득 찬 거주 쾌적성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다.
농촌 어메니티는 크게 자연자원·문화자원·사회자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연자원은 깨끗한 공기, 맑은 물, 소음 없는 환경, 비옥한 토양, 동·식물, 수자원, 습지 등이 포함된다. 문화자원은 문화재·유적지와 서당·향교와 같은 전통 건물, 잘 보전된 지역 풍습과 놀이문화 등이 이에 속한다. 사회자원은 농촌의 자연자원과 문화자원을 배경으로 한 관광농원·휴양단지·민박시설과 지역 특산물이 포함된다. 근래 농촌의 어메니티가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을 유지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면서 이를 활용한 농촌개발이 중요한 정책과제가 되고 있다. 농촌 자원의 구체적 발현 형태인 농촌관광을 활성화시키는 농촌 어메니티의 관광 상품화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만도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녹색농촌 체험마을·농어촌 휴양단지사업·관광농원·어촌 체험마을 외에 금수강촌사업 등이 있다. 농진청은 농촌 전통 체험마을·농촌 건강 장수마을을, 산림청은 산촌 생태마을, 문광부는 문화역사마을가꾸기, 환경부는 자연생태 우수마을, 행안부는 정보화 마을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경기도는 슬로푸드 마을, 강원도는 새농어촌건설 마을 등 지자체도 적극 나서고 있다. 농협은 독자적으로 팜스테이 마을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의 마을은 대략 3만6천 개 정도가 된다고 한다. 이 중에서 어메니티 자원을 활용해 마을 개발 사업에 착수한 곳이 820곳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국민소득의 향상과 주 5일제 확대로 농촌관광 수요도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양적 수요의 증가와 함께 질적 변화도 예상된다. 우선, 생태와 환경, 웰빙, 체험과 문화 등에 대한 도시민들의 선호가 농촌관광 수요에 반영될 것이다. 예를 들면 돈 소비형에서 시간 소비형으로 여가 형태가 바뀌면서 단순히 보는 활동이 아니라 직접 참여해 즐기는 체험 활동들이 각광을 받을 수 있다. 매끈하고 표준화된 제품들 대신 투박하지만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선호하는 문화적 소비 추세도 뚜렷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농촌에서 직접 만든 음식이나 술·수공예품 등 장인적인 제품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또한 기존 농촌관광 경험자들이 수요를 선도하는 가운데 부모·자녀 모두 도시에서 성장한 새로운 세대로의 전환은 농촌관광에 대한 도전이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들은 고향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방문했던 농촌 마을과의 직거래를 통해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구입하려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잘 정돈된 환경과 경관, 고급스런 시설과 서비스, 색다른 체험 등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수요의 양적 확대와 질적 변화에 대처해 기존 관광마을이나 향후 육성될 관광마을이 주력해야 할 전략은 분명해진다. 농촌 어메니티를 잘 가꾸고, 보전해 나가는 일은 농가소득 향상과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정말 중요한 일이며, 농촌의 기(氣)을  살릴 풍수 자원이다. 아울러, 이들 자원을 적극 발굴해 관광자원화하면 지자체의 지역 특화뿐만 아니라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베이비부머들의 귀농·귀촌 행방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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