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어르신들이 하신 말씀 가운데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먹을 것을 가지고 장난 아닌 장난(?)을 쳐온 업소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구내식당에 대한 좋지 않은 시각이 앞선다.
 
당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식중독이 2천900여명에 불과했으나 올 상반기에만 6천240여명으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식중독이 발생한 곳이 학교 급식(39건), 회사내 집단급식소(12건) 등 대부분 가정이 아닌 단체 급식과정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달 31일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의해 무더기로 적발된 경인지역 업소들은 이 수치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적발된 업소 가운데는 중·고등학교에 도시락을 배급해 주는 곳이 있으며 수질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곳, 유통기한 경과제품 조리 및 판매한 곳, 유통기한 경과제품을 제조할 목적으로 방치해 놓은 곳 등 위반 형태도 다양하다.
 
더욱이 면역력이 약해 건강한 일반인들보다 더 잘먹어야 할 환자들이 병원내 급식소의 안일한 대처로 식중독에 노출될 뻔했다는 것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국립대학교, 관공서, 시립병원, 굵직굵직한 대기업 내 급식소 등이 다수 포함돼 있어 이젠 이들 대학, 공공기관, 병원, 대기업 직원들은 도시락을 싸들고 출·퇴근을 해야 할 판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최근 경제난 때문에 조금의 돈이라는 아끼려는 마음에 구내 식당을 이용했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웃지 못할 현실만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이건 배신이야, 배신…'이라는 한 영화속 대사가 생각난다. 관계 당국의 철저한 위생점검과 단속이 지속돼야 함은 물론 재발방지를 위해 적발된 업소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적발된 각급 기관·학교·기업체가 철저한 위생점검에 더욱 신경을 곧추세워야 함은 두말할 나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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