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직 인천재능대학교 호텔관광과 교수

지난 22일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집권 100일을 맞는 날이었다.

집권 초기 100일은 향우 국정과제 및 개혁정책 로드맵이 완성되는 시기로 임기 전반의 운명을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시 총서기의 100일간 성과는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특히 ‘홍콩 다궁바오’는 “잇따라 새로움을 선보이며 깨끗한 정치를 하고 긍정적 에너지를 뿜어냈다.”고 평했다.

지난 100일간 시 총서기는 정치·외교안보·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서 강력한 개혁을 주도하면서 온화하지만 강한 리드십을 보여주었다.

정치적으로는 먼저 부패척결을 강도 높게 추진했다.

‘호랑이에서 파리에 이르기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고위급 관료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리춘청(李春城) 쓰촨성 부서기, 이쥔칭(衣俊卿) 공산당 중앙편역국 국장, 류톄난(劉鐵男) 국가에너지국 국장 등의 인사가 비리혐의로 낙마했거나 조사받고 있는 상태다.

더불어 공직사회 기강확립을 위해 관료주의 및 형식주의 척결을 외쳤다.

화환 진열이나 붉은 카펫 깔기 금지, 공허한 인사말, 도로 통제 자제 등이 강조되었다.

이 밖에 당원 규모를 제한하고 부패 당원을 추방하는 등 인적 쇄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교적으로는 글로벌 양강(G2)에 걸맞은 강국 외교정책 펼쳐나가고 있다.

시 총서기는 ‘평화발전’과 ‘국가 핵심이익에 거래는 없다’는 결의를 천명함으로써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두루 갖춘 외교 스타일을 보여 주었다.

또한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국으로 러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선택함으로써 경제와 자원 문제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주변국과의 영토분쟁,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 등 외부 압력 속에서 강한 군대를 키우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그는 총서기 취임 후 육·해·공 3군과 제2포병부대와 무장경찰을 모두 둘러보며 군사투쟁 준비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군기를 바로 세웠다.

경제적으로는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국유기업·금융시장·소득분배구조의 개혁이 핵심 과업이다. 국유기업의 자본수익 납부비율을 인상하고 국유기업 간부의 고연봉도 제한한다.

최근에는 기존의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자격기관이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에 투자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본시장규제가 완화되면서 금융시장개방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다.

그리고 2015년까지 대다수 지역의 최저임금을 현재보다 40% 이상 상향조정해 소득격차를 줄일 예정이다.

사회적으로는 시 총서기는 직접 인민의 소리를 듣고 인민 삶의 질 제고를 중시하는 친서민 지도자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올 새해를 앞두고 1인당 연간소득이 900위안(한화 약 15만4천 원)에 불과한 최극빈지역을 방문하고 지난 2월에는 베이징의 택시난 해결을 위해 직접 택시기사를 만나 고충을 듣는 등 친서민 지도자로의 이미지를 구축 중이다.

오늘은 박근혜 정부가 공식 출범하는 첫날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일자리 창출과 복지의 확충,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ㆍ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구축 등 5대 국정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강조할 것이다.

이와 함께 ‘국민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낼 것임을 다짐하면서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투명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일부 여론조사기관의 지지율을 보면 박근혜 정부에 이러한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50%대 중반으로 나타난 취임 초 지지율은 역대 정부 중 최저이다. 인사 문제, 구체적 공약 이행책 혼선, 세대 간 갈등 봉합책 부재 등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정부 출범 초반이 국민의 높은 기대와 여야의 허니문 시기임을 고려하면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의 낮은 지지율은 임기 전반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과거 역대 정부의 지지율 추이에서 알 수 있듯이 역대 정부 취임 초기에는 아주 높게 출발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공약의 추동력이 떨어지고 국민과의 소통도 부족하면서 점차 레임덕이 발생하고 결국 퇴임 시에는 최저가 되는 패턴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취임 초 최저 지지율, 정부조직법 미확정, 새 정부의 총리나 장관이 한 명도 없는 출범 등의 요인들로 인해 박근혜 정부의 출범이 사실은 무척 염려스럽다.

100일이 지난 뒤 이런 염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보란 듯이 보여 줄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